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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세오
이 책의 제목은.
8486 2026.02.08. 20:00

사각사각, 침묵 속에 연필 끝이 길을 낸다.



"음…"



슥삭슥삭, 다시 지워지는 미문의 흔적들. 멈춰 선 숨 고르기 끝에 흑연은 다시 구른다.



사각사각,



"음……"



슥삭슥삭.



여러 번 덧칠하고 지워낸 자리마다 백지 위엔 지우지 못한 번짐이 남았다.

그것은 차마 뱉지 못한 말들의 멍 자국 같다.



[ㅊ ㅇ]

[ㄱ ㅇ]

[ㄴ ㅇ ㅁ ㄷ ㄱ]



견디지 못하고 덮어버린 책을 던져두었다가 일어서려던 발길이 못내 무거워 멈춰 선다.




'탁'




다시금 고쳐 앉아 펼쳐 든 여백. 이제야 막힘없이 흘러가는 슥삭슥삭, 연필의 노래.

비로소 선명해진 문장들 위로 옅은 미소가 번진다.



[추억]


[그리움]


[나의 모든 것]



마침내 점을 찍어 완성한 이 책의 이름은, 다섯 글자의 무게.




어둠의 전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