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리시브.
나의 능력(체력, 마력, 어빌리티)을 타인에게 넘겨주거나,
혹은 타인의 능력을 내게 부여받게 해줄 수 있었던 캐시 아이템.
그로 인해 캐릭터 거래가 활발해졌고, 능력치에 걸맞은 시세가 유저들 사이에서 형성되던 시기가 있었다.
서열이 아주 높진 않았지만 소중하게 키운 법도 캐릭터가 있었다.
골잡도 하고 생목 하나 걸고는 메카에서 짐짓 으스대기도 하던,
내겐 무엇보다 소중한 캐릭터였다.
현실이 바빠 잠시 '휴둠'을 길게 가지다 간만에 복귀해 보니,
올포에 어빌리티도 22까지 올려놓았던 내 캐릭터가 레벨 1이 되어 있었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어둠 빽섭이라도 했나?'
아무리 빽섭이라 한들,
캐릭터를 아예 뉴비로 만들어 노비스로 회귀시킬 수는 없는 법이다.
반나절 동안 이유를 찾느라 고생한 끝에, 누군가 내 캐릭터를 해킹했고
3일의 숙성 끝에 내 법도 캐릭터를 리시브 시켰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일기장을 보니 내 캐릭터를 가져간 놈의 아이디가 기록되어 있었다.
귓속말을 해보니 당장은 마이소시아에 없길래 편지를 한 통 남겨본다.
[님... 님이 제 캐릭터 해킹하셨나요? 전 리시브를 한 적이 없는데 이게 어찌 된 일이죠?]
며칠간 편지함만 바라봤다.
하지만 어떤 답장도 없었고, 결국 나는 리시브 이식을 당해버린 내 캐릭터를 무도가로 다시 키우기 시작했다.
지금처럼 육성이 쉬운 시절도 아니었다.
비승 쟁이나 하려고 한참 캐릭터를 키우던 어느 날,
내 캐릭터를 가져간 자식의 아이디가 밀레스 마을에서 보였다.
그것도 내가 가져**도 못했던 고가의 무기, '커스프람'을 차고 서 있는 게 아닌가.
가슴이 뛰었다. 당장 그자에게 달려가 채팅을 건넸다.
"님."
"?"
"편지 보냈는데 왜 안 읽으세요? 님, 왜 제 캐릭터 해킹했나요?"
"아... 저는 길드 아는 동생이 싸게 판다길래 돈 주고 산 건데요?"
"누가 팔았는데요?"
"XXX요."
분노가 치밀어 올랐지만, 이 사람도 제3자 사기 같은 일에 연관되었을 수 있다는 생각에 그 '아는 동생'이라는 사람에게 귓속말을 해보았다.
역시나 마이소시아에 없었다.
"연락처 아는 거 있으세요?"
"아뇨... 게임에서 만난 동생이라서..."
"아, 일기장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거 지금 제가 해킹당한 거거든요."
"아..."
그의 짧은 탄식에서 느껴지는 속마음이 귓가에 들려오는 것만 같았다.
'그래서 어쩌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