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그럼 지금 당장은 어차피 못 돌려드리니까 3개월 후에 돌려드릴게요."
"단축서 사용하셔서요?"
"네. 대신에 단축서랑 파워리시브는 님이 해주세요. 저도 억울하니까요."
"아, 그건 당연하죠."
"대신 리시브 하고 나면 저도 이 아이디는 계속 사용해야 하니까 비난은 자제해 주시고요. 고소하시겠다는 것도 취하해 주세요. 그럼 저도 약속 지킬게요."
"네, 알겠습니다."
파워리시브 아이템을 사용하면 6개월간은 재리시브가 불가능했지만, 단축 아이템을 사용하면 3개월 후에 다시 리시브를 할 수 있었다.
그에게 양심이 남아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정말 고소가 무서웠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나의 '법도' 캐릭터를 되찾을 수 있다는 희망에 나는 육성을 멈추고 그를 기다렸다.
가끔 2~3주에 한 번씩 그는 편지로 기간이 얼마 남았으니 그때 보자며 안심을 시켜주었다.
그런 세심한 행동에 자칫 미안한 마음까지 들어 일부 보상을 해줄까 싶기도 했지만, 일단 캐릭터부터 받고 보자는 생각으로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어찌저찌 3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약속된 날, 그를 만나 리시브와 단축서를 전달했고, 그는 맨몸이 된 자신의 캐릭터에 숙성을 시작했다.
숙성을 하려면 다시 3일을 기다려야 했기에 그 시간조차 조바심이 났다.
**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해서 그에게 슬쩍 말을 걸어보았다.
"저번에 커스프람 있으시던데 파셨나 봐요."
"네. ^^ 어차피 법도 님 드리고 나면 다시 키울 엄두가 안 나서 그냥 접으려고요."
"아... 의도한 건 아니지만 참 죄송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이렇게 선뜻 돌려주신다니."
"아니에요~ 어차피 접으려 했어요."
짧은 대화를 끝으로 3일 뒤의 만남을 기약하며 접속을 종료했다.
그리고 3일이 지났다.
약속 장소에는 나 혼자 덩그러니 서서 그를 기다렸다.
시간이 흘러도 오지 않는 사람. 귓속말을 해도 답이 없는 사람. 의문에 대한 해답은 저녁 무렵 반짝거리는 편지함을 보고서야 내려졌다.
[님^^ 저 레벨이 아직 6이 아니라서 이렇게 편지 남겨요~
저 저격 달고 님 캐릭터 어제 매냐(******)로 넘겼어요~
이 아이디도 이제 버릴 예정이라 편지 남기셔도 답 못 드려요~
파워리시브랑 단축서 느무느무 감사하무니다 ^ㅇ^
잘 지내세연 빠이!]
편지를 다 읽고 허탈하게 몇 번 헛웃음을 짓다, 나는 제어판을 열었다.
프로그램 추가/제거 목록에 보이는 '어둠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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