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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세오
부자노인의 건강식품
150 2026.03.23. 15:28


피에트 마을의 외진 구석,



퀴퀴한 곰팡이 냄새가 진동하는 오두막 평상에는 언제나 테이마 노인이 앉아 있었습니다.




그는 움푹 들어간 눈으로 지나가는 모험가들의 주머니 사정을 훑으며,
갈라진 목소리로 유혹하듯 속삭이곤 했죠.



"이보게, 젊은이... 지하묘지의 그 끔찍한 독거미알 5개만 가져와 주게나. 내 노구를 지탱해 줄 영양 만점 보약이라네. 사례는 두둑이... 100만 골드를 줌세."



철없는 모험가들은 횡재했다는 표정으로 늪지 같은 지하묘지로 뛰어들었습니다.

끈적이는 거미줄을 헤치고, 8개의 눈이 번뜩이는 독거미를 도륙하며 얻어낸 다섯 개의 알.

그것을 가져다주면 노인은 정말로 묵직한 금화 주머니를 내주었습니다.









어느 비바람 치는 밤,

호기심 많은 모험가는 노인의 집 근처를 서성이다 틈새로 새어 나오는 기이한 빛을 발견했습니다.

노인은 평소의 힘없는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광기에 찬 눈빛으로 아궁이 앞에 서 있었습니다.

그 아궁이 속엔 땔감 대신 마력이 깃든 청색 석탄이 타고 있었고, 불꽃은 1000도를 넘나드는 고열을 내뿜으며 일렁였습니다.



"히히히... 익어라, 단단하게 익어!"



노인은 모험가가 낮에 가져다준 독거미알을 화염 속에 던져 넣었습니다.

보통의 알이라면 '퍽' 하고 터졌겠지만, 묘지의 음기를 머금은 알들은 뜨거운 열기를 받자마자 수분을 뿜어내며 강철보다 단단한 현무암처럼 굳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노인이 아궁이 옆의 도가니를 집어 들었습니다.

그 안에는 녹아내린 순금 액체가 넘실거리고 있었죠.

노인은 1000도의 열기로 달궈진 검은 알 위에 금물을 쏟아부었습니다.




거칠거칠하게 변한 알의 표면 사이사이로 황금빛 액체가 스며들었고,
순식간에 굳어지며 눈부신 황금알로 탈바꿈했습니다.




"그래... 이래야 화론 마을의 탐욕스러운 놈들이 눈독을 들이지."




노인은 핀셋으로 황금알을 집어 들고 감탄했습니다.



이것은 음식이 아니었습니다.

마이소시아의 엄격한 금괴 반출 금지령을 비웃기 위한, 세상에서 가장 정교한 밀수용 껍데기였습니다.




당시 피에트와 타국인 화론 마을 사이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고, 금붙이는 하나만 걸려도 사형에 처해질 만큼 감시가 심했습니다.


하지만 연구용 괴수 알은 병사들도 징그러워 만지기조차 꺼리는 잡동사니였죠.



테이마 노인은 모험가들에게 100만 골드라는 거금을 주며 알에 미친 노인네라는 완벽한 알리바이를 만들었습니다.


사람들은 그가 돈을 펑펑 쓰는 미친 노인인 줄 알았지,

그가 건네준 알 하나가 국경을 넘는 순간 수천만 골드의 금덩이로 변해 뒷거래될 줄은 꿈에도 몰랐던 겁니다.



"정말... 영양 만점이로군"



노인이 황금알을 비단 주머니에 소중히 담으며 혼잣말을 읊조렸습니다.



"모험가 녀석들, 제 손에 피를 묻혀가며 나를 위해 금괴 케이스를 물어오다니. 정말이지... 이보다 더 영양 만점인 장사가 어디 있겠어?"



모험가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자신이 받은 100만 골드는 결국 국가의 부를 빼돌리는 범죄의 '입막음 비용'이자 '배달비'에 불과했던 것입니다.


그때, 노인이 갑자기 창문 쪽으로 고개를 홱 돌렸습니다.


어둠 속에서 번뜩이는 노인의 눈은 이미 인간의 것이 아니라, 먹잇감을 노리는 거미의 그것과 닮아 있었습니다.



"거기, 내일도 5개 더 가져올 거지? 100만 골드나 주는데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