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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세오
쓴 잔
1649 2026.04.06. 20:49

이해되지 않는 것들에 손을 번쩍 들면
여태 철부지 어린애라 말하고,

이해되지 않아도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면
비로소 어른이 되었다고 말하는 세상.

납득할 수 없는 부조리 앞에
당차게 물음표를 던졌을 뿐인데,
어느샌가 나는 고집 센 이방인.


무엇을 잘못했는지조차 알지 못한 채
억울함과 분함이 차갑게 엉겨 붙는 밤.


목을 타고 넘어가는 이 쓰디쓴 액체가
왜 그토록 아버지의 밤을 채웠는지,
가슴 한구석이 아릿해지며 이제야 알 것 같네.


투명한 잔 속에 일렁이는 건 술이 아니라
차마 뱉지 못한 어른의 말들이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