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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세오
사랑한 죄
1012 2026.04.18. 14:11

사랑이란 일방적일 수 없으며 결코 강압적일 수도 없다는 것.

함께 호흡하고 같은 템포로 발을 맞추어 계단을 오르는 일이라는 것을,

이제야 비로소 배워가는데 정작 중요한 당신이 곁에 없다.




지금이라면 더 잘해줄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리석은 후회와 밀려드는 자괴감에 지난날을 모두 되돌려 그때로 회귀하고 싶지만,

수화기 너머 난처함이 섞인 "미안해" 한 마디에

자존심이 상해 쿨한 척 알겠노라 답한다. 끊어진 통화를 한참이나 붙들고 서서.




내게 주던 그 사랑을 이제는 다른 누군가에게 줄까 봐 조바심이 나고,
너를 가진 그 사람이 부러워 거울 앞의 내 모습이 한없이 초라해지기까지 한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무엇이 우리를 이토록 망가뜨린 걸까.




내가 변하겠노라 굳게 마음먹으면 당신은 다시 날 받아줄까.

전화번호마저 차단당해 공중전화 박스에서 애타는 마음으로 당신을 부르짖는

이 비참한 내 모습을 당신은 알기나 할까.






울며불며 고단한 하루 속에서 망가져 가는 내 앞에 놓인 것은,
당신이 써준 귀한 손편지도, 나를 향한 찬가가 담긴 아름다운 종이도 아니었다.

그 무엇보다 잔인한 진실.











내게 도착한 것은 당신의 목소리가 아닌,



스토킹 범죄라는 글자가 선명히 박힌 경찰서의 차가운 통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