秘, 루어스의 비밀 문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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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가 케일런의 서쪽 대륙 견문록]
제3장: 은둔의 낙원, 화론 - 1
세오 112년, 여름의 끝자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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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수증
노엠의 육중한 흙벽이 만들어낸 그늘 아래서 보름을 넘게 머물렀다.
사막의 미세한 모래 먼지가 꽈리 사이사이에 박혀들었고
낮 동안 흘린 땀과 반죽 되어 피부 위에는 검은 이물질이 겹겹이 쌓여갔다.
손톱으로 긁어내면 툭툭 떨어지는 가루들.
이 불결한 껍질이 몸의 일부처럼 익숙해지고,
흙내음이 전신을 타고 흐르는 것 같은 착각이 들 때쯤 나는 비로소
이 도시가 두른 ‘성지 관리자’라는 신성한 가면 뒤의 민낯을 보았다.
모래바람을 피하기 위한 자비로운 안식처가 아닌것은 분명 알았지만서도.
노엠은 여행자의 주머니 속에 남은 마지막 금화 한 닢,
아니 영혼 한구석에 간신히 붙어있는 작은 의지마저 정교하게 갈아내는 거대한 맷돌임이 틀림없다.
노엠 사람들의 내면을 지배하는 것이 진정
대지의 세계수를 모신다는 경건한 신앙심이 맞을까?
서쪽 알세이드스의 폐쇄적인 낙원 ‘화론’과
동쪽의 셀라임을 잇는 유일한 교역로를 자신들이 움켜쥐고 있다는 자신감이 느껴진다.
노엠의 늙은 장사꾼들은 술기운이 오르면 입버릇처럼 조상들의 좌절을 훈장처럼 늘어놓곤 했다.
수백 년 전, 노엠의 선조들이 화론의 견고한 빗장을 열기 위해
얼마나 비굴하게 매달렸는지에 대한 기록되지 않은 역사들이다.
화론의 비단은 차디찬 냉기를 머금었고,
벨테인 화산의 열기로 벼려낸 강철은 대륙 전체가 침을 흘리며 탐내는 금단의 보물이었다.
노엠의 조상들은 화론으로 가는 길목마다 우물을 파고ㅡ
날카로운 화산암 지대에 제 살을 깎아가며 길을 내는 등 구걸에 가까운 교류를 시도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화론 사람들의 얼음장 같은 무관심과,
‘통행증’이라는 이름의 도저히 넘을 수 없는 절벽뿐이었다.
결국 노엠은 화론을 정복하거나 감화시키는 것을 포기했다.
대신 그들은 화론으로 향하는 길목을거대한 감옥으로 재건했다.
화론을 가질 수 없다면, 화론으로 향하는 이방인들의 발목이라도 잡아채겠다는 것.
그것이 이 도시가 생존을 위해 선택한 지혜였다.
보름간 내가 한 일은 사막을 건널 보급품을 챙기는 것이 아니었다.
노엠 촌장의 집무실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며 화론에 발을 들일 ‘자격’을 흥정하는 일에 모든 기력을 쏟았다.
화론은 노엠 촌장의 인장이 찍힌 서찰 없이는 그림자조차 들이기 힘든 은둔의 영토였기에,
그 종이 한 장을 얻는 과정은 불의 사막 한복판에서 맨손으로 우물을 파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웠다.
마침내 떠나기 하루 전, 나는 시장바닥에서 노점상들의 집요한 갈취를 견뎌내며 남겨둔ㅡ
내 여정의 명줄과도 같은 묵직한ㅡ가죽 주머니를 챙겨 촌장을 찾았다.
낡은 목재 탁자 너머의 촌장은 마을의 안녕을 살피는 인자한 노인(은 아닌것으로 보인다)
그는 매대에 놓인 과일이 얼마나 더 쥐어짤 즙을 가졌는지 계산하는 노련한 포식자임이 분명하다.
"촌장님, 이제 노엠에서 요구한 모든 ‘예의’를 마쳤습니다.
화론으로 향할 통행증을 내어주십시오."
내가 건넨 서류를 훑어보던 촌장은 깃펜을 만지작거리며 입가에 미소를 띄웠다.
그는 창밖으로 보이는 거대한 흙벽들을 한참이나 응시하더니,
마치 아주 오래된 가업의 비사를 털어놓듯 입을 열었다.
"이보게, 여행자. 우리 노엠과 저 고집불통 화론의 관계가 언제부터였을 것 같나?
지금의 마이소시아에 루딘의 평화가 깃들기 훨씬 전,
저주받은 맨트의 혼란이 이 대륙을 갈가리 찢어놓던 그 아득한 시절부터라네.
세오력이라는 숫자가 이 세상에 기록되기도 훨씬 이전부터, 우리는 이 길목을 지켜왔지."
촌장은 깃펜 끝으로 탁자를 툭툭 치며 말을 이었다.
"그 혼란의 시대에도, 세오 112년인 지금도, 그리고 아마 앞으로 백 년,
이백 년이 흐른 뒤에도 이 통과의례는 변하지 않을 것이야.
우리가 이곳에 박혀있는 한, 저 화론의 불꽃을 보려는 자는 반드시 노엠의 흙먼지를 뒤집어써야만 하거든.
그것이 대지가 우리에게 부여한 유일한 권능이지."
그는 내 배낭의 두께와 내 초조한 안색을 천천히 살피더니,
아주 익숙한 농담을 던지듯 나직하게 물었다.
"그래... 화론이라. 그곳은 우리 노엠의 보증 없이는 발가락 하나 들이기 힘든 곳이지.
그런데 여행자 양반, 그 종잇장 한 장의 값을... 자네는 ‘얼마까지’ 알아보고 오셨나?"
순간, 나는 피식 웃음이 터져 나왔다. 역시 노엠답다.
이 일관성이야말로 사막에서 이 도시를 버티게 한 힘이리라.
'얼마까지 알아봤느냐'는 질문은,
노엠이 수백 년간 화론의 문턱에서 거절당하며 배운 가장 확실한 생존의 언어일테니.
그들은 천박한 것이 아니다. 단지 뜨거운 모래밭 위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존심 대신 실리를 택했을 뿐이다.
나는 촌장의 그 능구렁이 같은 침묵에 화답하듯
금화 주머니를 탁자 위에 조용히 내려놓았다.
"촌장님께서 생각하시는 그 '적정가'에 맞췄기를 바랍니다."
주머니 속 금화들이 서로 부딪히며 내는 둔탁한 소리가 집무실의 정적을 깼다.
촌장은 그제야 만족스러운 듯 서명 위에 인장을 눌렀다.
"화론 사람들은 우리와는 또 다르네. 우리는 정직하게 돈을 사랑하지만,
그들은 자신들의 그 결벽증적인 ‘예법’과 ‘전통’이라는 환상 속에 스스로를 가둔 자들이지.
자네의 금화보다 자네가 그들의 기괴한 규칙에 얼마나 잘 순응하는지를 먼저 따질 걸세.
행운을 비네, 이방인. 화론의 침묵에 영혼까지 얼어붙지 않기를."
촌장의 지극히 노엠다운 배웅을 뒤로하고 성문을 나섰다.
등 뒤로 들리는 시장통의 흥정 소리가 차라리 정겹게 느껴질 만큼,
내 앞에는 침묵보다 무겁고 열기보다 날카로운 알세이드스의 장막이 드리워져 있었다.
배낭 옆에 꽂힌 붉은 물병을 고쳐 맨다.
흙의 셈법을 뒤로하고, 이제 화염의 예법을 향해 걸어갈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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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벨테인
노엠의 성문을 등지고 나서는 경쾌함이채 백 보도 가지 못하고 지열에 녹아내렸다.
노에스의 사막이 그저 메마른 모래의 파도였다면, 알세이드스로 진입하는 초입인 불의 사막은
대지가 제 속살의 화기를 견디지 못해 일렁이는 도가니였다.
시야는 아지랑이를 넘어 뒤틀리고 지평선은 누군가 끓는 기름을 부어놓은 듯 끈적하게 요동쳤다.
부츠 밑창이 지면과 닿을 때마다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가죽 타는 냄새가 코를 찔렀다.
주인을 한참 잘못 만난 부츠가, 발바닥을 파고드는 화마의 발톱을 묵묵히 밀어내고 있다.
사흘째 되던 날, 발밑의 모래는 비명처럼 흩어지더니 이내 날카로운 화산암 지대로 성질을 바꾸었다.
검은 현무암 조각들은 세월의 풍파에 깎이는 대신
열기에 녹았다 굳기를 반복하며 깨진 유리 파편보다 예리한 날을 세우고 있었다.
한 걸음을 뗄 때마다 가죽은 찢겨나갔고, 지면의 갈라진 틈새마다 뿜어져 나오는
유황 증기는 온몸을 황산으로 씻어내는 듯한 작열감을 선사했다.
이곳은 생명이 허락된 땅이 아니다.
대지가 품은 분노를 분출하기 위해 마련된 거대한 아궁이의 바닥.
저 멀리 알세이드스의 심장이라 불리는 활화산 '벨테인'이 검은 연기를
기둥처럼 세우며 하늘을 위협하고 있었고, 그 산세에서 뻗어 나온 열기는 질식할 듯 주변을 짓눌렀다.
이 지옥 같은 열기 속에서도 아귀 같은 생명들은 존재했다.
지면의 갈라진 틈새, 붉은 용암이 실핏줄처럼 흐르는 암반 사이에서는 황화 전갈들이 기어 나왔다.
놈들은 생물이라기보다 잘 구워진 도자기 조각들을 이어 붙인 기괴한 조형물 같았다.
투명한 황색 껍질 안쪽으로는 액체 상태의 화염이 흐르고 있었고,
놈들이 지나간 자리에는 암석이 녹아내린 검은 자국이 남았다.
또한, 하늘에서는 화산 나비라 불리는 기괴한 군집들이 소리 없이 유영했다.
깃털처럼 가벼워 보이지만, 놈들의 날개는 측정 불가능한 열기를 머금은 날카로운 화산재 결정으로 이루어져 있어,
바람을 타고 스치는 것만으로도 살점을 태우며 베어냈다.
밤이 되어도 열기는 식지 않았다.
오히려 어둠이 내리면 지면 아래 잠들어 있던 지열령들이 푸르스름한 불꽃을 내뿜으며 솟아오른다.
놈들은 형체도 없이 일렁이며 방랑자의 체온을 탐했다.
이미 뜨거워질 대로 뜨거워진 육신에 놈들이 달라붙을 때마다, 물병의 냉기를 쥐어짜며 정신을 붙들어야 했다.
마물들은 이 척박한 대지의 일부였고
나는 거대한 아궁이에 던져진 이질적인 땔감에 불과하다.
길목마다 띄엄띄엄 세워진 성화봉들은 이 지옥도에서 유일하게 질서를 유지하고 있다.
바람 한 점 없는 고요 속에서도, 봉인된 불꽃들은 자석에 이끌리듯 화론이 있는 북서쪽을 향해 길게 혀를 내밀고 있었다.
연소가 아니다. 보이지 않는 거대한 지맥의 흐름이,
대륙의 모든 열기와 영혼의 조각들을 화론이라는 하나의 구멍으로 몰아넣고 있는 듯한 인력을 내뿜었다.
나는 갈라진 입술로 물을 한 모금 들이켰다.
생명수가 식도를 타고 내려갈 때마다, 이 가혹한 열기의 장막 너머에
정말 사람이 숨 쉬고 살 수 있는 낙원이 존재하기는 하는 것인지, 아니면 내가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이
화론이라는 이름의 거대한 화로로 걸어 들어가는 자살 행위는 아닌지 끊임없이 의심해야 했다.
벨테인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질수록,
내 그림자는 점점 더 옅어지며 대지의 열기 속으로 녹아들고 있었다.
화론의 문턱에 닿기 전에ㅡ아마도 분명ㅡ육신이 먼저 화산재로 변해
망할 대지의 일부가 될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유황 냄새와 함께 스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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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론
벨테인 화산이 뱉어낸 검은 재가 솜털처럼 대기를 떠다니는 마지막 고개를 넘어섰을 때,
나는 그곳에서 내가 알던 대륙의 법칙이 완전히 폐기되었음을 직감했다.
앞에는 이제껏 유랑하며 마주한 어떤 투박한 석조 성채나 눅눅한 흙집들과도 궤를 달리하는,
정갈한 미학의 결정체가 자리 잡고 있었다. 그것은 거친 황야 한복판에 누군가 정교하게 깎아 놓은 거대한 옥석과 같았다.
화론 !
마을의 입구, 거대한 목조 성문 앞을 가로막은 것은 철갑을 두른 기사들이 아니다.
검은 칠을 한 가죽편을 촘촘히 엮어 만든, 흡사 용의 비늘을 닮은 갑주를 입은 파수꾼들.
이들은 강철검 대신 긴 장대에 외날의 곡선 칼날을 세운 병기를 꼬수어 쥐고 있었다.
내가 다가가자, 그들의 시선은 내 발끝에서부터 머리끝까지,
마치 도축될 짐승의 상태를 살피듯 차갑고도 세밀하게 훑어 내렸다.
나는 노엠 촌장에게서 뜯기다시피 받아온 통행증을 내밀었다.
파수꾼 중 하나가 장갑 낀 손으로 서찰을 낚아챘다. 그가 글을 읽는 것은 아니라고 짐작했다.
왜냐하면 그는 코끝을 가져다 대어 노엠 특유의 잉크 향을 맡고,
인장의 눌린 깊이를 손가락 끝으로 더듬었으며, 종이의 질감을 빛에 비추어 수십 번을 확인했다.
더럽게 꼼꼼한 검문 과정 동안, 다른 파수꾼들은 단 한 마디의 잡담도 나누지 않은 채
아벨 대성당의 가고일 석상처럼 서서는 나를 감시했다.
노엠의 경비병들이 돈주머니 무게에 따라 눈을 감아주던 능청스러운 인간미는 이곳에 존재하지 않았다.
오직 지엄한 법도와, 이방인을 향한 서슬 퍼런 경계심만이 나를 겨눈다.
마침내 육중한 성문이 열리고 마을 안으로 발을 들였을 때,
나는 그대로 멈춰 설 수밖에 없었다.
머리 위로는 이 세상의 것이 아닌 듯한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길가마다 늘어선 고목들ㅡ이곳 사람들은 '연화'라 부르는ㅡ에서 연분홍빛 꽃잎들이 비처럼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그것은 꽃을 닮았으나, 질감은 훨씬 두텁고 은은한 인을 머금고 있었다.
화산재가 섞인 바람에 흩날리는 그 꽃잎들은 지면의 검은 돌길 위로 겹겹이 쌓여
마치 붉은 융단을 깔아놓은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화론의 건축물들은 대지에 박혀있다기보다 지면 위로 가볍게 내려앉은 나비의 날개와 같았다.
짙은 고동색의 목조 기둥 위로 얹어진 붉은 기와의 곡선은 하늘을 향해 오만하게 치솟아 있었고,
그 처마의 끝자락은 당장이라도 구름을 찢고 비상할 듯 날카로웠다.
창문은 유리 대신 얇게 저민 나무살 위에 하얀 종이를 발라 마감했는데
사이로 새어 나오는 등불의 주황빛은 화산암 지대의 음산한 어둠을 밀어내며 평온을 만들어냈다.
길을 지나는 주민들의 모습은 더욱 생경했다.
그들은 몸의 곡선을 드러내는 대신,
여러 겹의 비단을 겹쳐 입어 육신을 하나의 거대한 장식물처럼 단장하고 있었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소슬바람에 휘날리는 그들의 옷자락은 물결치는 강물 같았고,
옷깃마다 새겨진 불꽃 문양의 자수는 벨테인의 화기를 길들여 몸에 두른 듯한 위압감을 주었다.
그들은 낮은 나무 굽이 달린 신발을 신고 돌바닥을 ‘탁, 탁’ 소리 내며 걸었는데,
소리는 규칙적인 박자를 이루어 마을 전체에 묘한 리듬감을 부여했다.
...아름다움의 이면에는 질식할 듯한 감시의 시선이 도사리고 있었다.
마을 곳곳, 골목의 굽이진 모퉁이나 지붕 위에는 어김없이 검은 갑주의 파수꾼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그들은 높은 곳에서 이방인의 일거수일투족을 굽어보며, 먹잇감을 노리는 매처럼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시장의 활기조차 이곳에서는 절제되어 있었다. 노점상들은 목청을 높여 손님을 부르는 대신
정갈하게 닦인 낮은 목조 탁자 뒤에 정좌하고 앉아 손님이 먼저 다가와 예법을 갖추기를 기다렸다.
집 안을 살짝 들여다보니, 그곳에는 의자나 침대 같은 높은 가구는 보이지 않았다.
대신 바닥에 얇은 돗자리를 깔고, 무릎 높이의 낮은 탁자 앞에 앉아 찻잔을 기울이는 사람들의 뒷모습만이 보였다.
그들은 정물화의 일부인 양 미동도 없이 앉아 있었으며, 벨테인도 침범할 수 없을 만큼 견고해 보였다.
나는 내가 입은 누더기 같은 여행복과 먼지투성이 부츠가
이 정갈한 풍경을 오염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꾸만 확인하게 되었다.
화론,
모든 무질서와 천박함을 배제하고, 오직 자신들만의 엄격한 법도를 중요시하는 곳.
이들이 말하는 '예' 라는 것이 과연 무엇일까.
내가 가진 어떤 언어로 이들의 빗장을 열어야 할지 가늠할 수 없다.
화론의 밤은 그렇게, 연화 꽃잎의 향기와 함께 이방인의 호기심을 잠식시키며 깊어가고 있었다.
이곳에 머무는 것은 벨테인의 화구를 걷는 것보다 더 위태롭고도 매혹적인 시험이 될 것이 분명했다.
그럼에도, 분명 매혹적이다.
저 붉은 기와의 파도에 눈이 멀어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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