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무게가 쌓여버린 어느 날,
어둠의전설의 세계는 고착화된 평화 속에 침잠해 있었다.
체력 600만, 마력 300만이 기본 소양처럼 여겨지는 시대.
더 이상 오를 곳 없는 정점의 유저들에게 남은 것은 권태로운 일상뿐이었다.
누군가는 지나치게 높아진 진입장벽에 탄식했고,
또 다른 이들은 모든 콘텐츠가 소모된 이 세계의 종말을 예견했다.
반년 넘게 이어지는 무의미한 캐시 아이템 업데이트는 유저들의 우려에 확신을 더할 뿐이었다.
그러나 고요를 깨고 나타난 단 하나의 키워드가 대륙 전체를 뒤흔든다.
“환생 시스템”
그것은 체력 600만, 마력 300만, 그리고 어빌리티 99에 도달한 이른바 ‘고인물’들을 위한 금단의 문이었다.
환생을 선택한 자는 자신의 직업 외에 또 다른 직업의 힘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1. 무도가의 진화: 네 번째 종족, 양서류의 강림
모든 종족의 특성을 아우르던 무도가는 이번 업데이트에서 더욱 기묘한 변화를 맞이한다.
기존의 조류, 포유류, 파충류의 속성을 넘어선 네 번째 진화, 양서류의 힘을 흡수하게 된 것이다.
물과 육지를 자유로이 넘나드는 양서류의 생존력은 무도가에게 이식되어, 용의 형상을 닮은 거대한 도롱뇽의 모습으로 변신할 수 있는 기괴하고도 압도적인 권능을 부여했다.
2. 3직업의 탄생
진정한 파격은 순수 직업군에서 일어났다.
기존 직업의 고유 기술을 유지한 채 새로운 직업으로 다시 전직하는 이 시스템은,
과거 버그나 상상 속에서나 존재했던 3직업의 실현을 의미했다.
법-법-직: 화면 전체에 강력한 저주를 퍼부음과 동시에 아군을 치유하고 디스펠을 구사하는 전장의 지배자.
전-전-도: 파괴적인 데빌 크래셔를 날리면서 하이드로 몸을 숨긴 뒤 암살격으로 마무리를 짓는 최강의 암살자.
직-법-전: 이모탈로 무적의 몸을 유지하며 저주와 크래셔를 동시에 쏟아붓는 불사의 괴물.
3. 혼돈 끝에 찾아온 새로운 국면
초기 유저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게임이 갈 데까지 갔다"는 비난과 함께 고강 아이템들이 매물로 쏟아졌고, 많은 이들이 떠났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이왕 이렇게 된 거, 끝을 보겠다"는 유저들이 환생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상상 속의 괴물들이 필드에 나타나기 시작하자, 거셌던 비난의 물결은 점차 경외와 적응으로 변해갔다.
운영진은 환생 시스템과 더불어 3차 승급 점핑권이라는 파격적인 지원책을 내놓으며,
신규 유저와 기존 유저의 간극을 좁히려는 승부수를 던졌다.
이제 어둠의전설은 과거의 영광을 뒤로하고,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미증유의 시대로 진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