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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세오
환생 3 [완]
1507 2026.04.28. 12:42

체력 600만, 마력 300만. 3직업의 권능을 손에 쥔 환생자들이 마침내 그 압도적인 수치에 도달하던 날,

축포 대신 울려 퍼진 것은 기괴한 시스템 비프음이었다.


[서버와의 연결이 끊어졌습니다.]


다급히 재접속을 시도하던 유저들의 모니터에는 생전 처음 보는 붉은색 메시지가 떠올랐다.



“뮤레칸이 분노중입니다.”



처음엔 특별한 히든 이벤트인 줄 알았다.

그러나 하루 뒤, 다시 접속한 유저들은 경악했다.


아이디는 그대로였으나, 화면 속 캐릭터는 발가벗은 채 레벨 1의 노비스 마을에 서 있었다.

화려했던 3직업의 기술,
밤을 지새우며 올린 어빌리티,
그리고 압도적이었던 체력과 마력은 먼지처럼 사라졌다.

오직 일기장의 'XXX년 환생하다'라는 문구와 칭호칸의 '환생자'라는 이름표만이 이 참극이 현실임을 증명하고 있었다.





운영진은 긴급 공지를 통해 "한계치를 초과한 데이터 과부하로 인해 환생자들의 정보가 영구 소멸되었다"는
절망적인 소식을 전했다.


복구는 불가능했다.


운영진이 내놓은 수습책은 고작 '3차 승급 점핑권' 한 장과 한 달간의 '라르' 사용 전면 무료화였다.



"수천만 원의 라르와 오랜 세월을 날렸는데, 고작 점핑권 한 장이라고?"



유저들의 분노는 마이소시아 전체를 불태울 듯 뜨거웠다.

하지만 이미 타버린 데이터를 되살릴 방법은 없었다.


상실감을 견디지 못한 랭커들은 하나둘씩 접속을 종료했다.

2차 전성기를 구가하던 마을의 온기는 순식간에 차갑게 식어갔다.




남은 것은 환생을 포기했던 이들과, 모든 것을 잃고 레벨 1로 돌아간 '환생자'들뿐이었다.

마을 광장에 멍하니 서 있는 환생자들을 향해, 한때 그들의 권능을 부러워했던 유저들의 차가운 비웃음이 쏟아졌다.



"거봐, 욕심부리더니 꼴좋네. 그 '환생자' 칭호가 무슨 소용이야? 체력 1만도 안 되는 주제에.ㅋㅋㅋ"

"일기장에 기록은 남아서 좋겠어? 망한 역사의 증거잖아.ㅋㅋㅋ"



백룡의 자태는 온데간데없고, 초라한 평복을 입은 환생자들 위로 차가운 빗줄기가 쏟아졌다.

최강의 자리를 꿈꿨던 이들의 끝은 영광이 아닌, 시스템이 뱉어낸 데이터 찌꺼기에 불과했다.



어둠의전설은 그렇게, 가장 화려했던 순간에 가장 비참한 종말을 맞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