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유저 여러분.
2026년 새해에 시인으로 인사드린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반 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6월의 하반기를 맞이했습니다.
돌아보니 시간이 정말 화살처럼 빠르게 지나갔음을 실감합니다.
올해는 제 개인적으로 참 뜻깊은 해였습니다.
꿈꾸던 공식 시인이 되었고, 현실에서도 이사를 무사히 마치며
오랫동안 그리던 온전한 저만의 공간을 갖추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인으로서의 고민은 깊어만 갑니다.
지금의 2026년은 제가 그리워하던 20년 전,
즉 2006년의 모습과 너무나도 달라져 있었습니다.
(당시 '냉정과열정'님의 글을 읽기 위해 시인의 마을을 들락날락하던 기억이 아직도 선한데 말이죠.)
요즘은 쇼츠나 틱톡 같은 짧고 강렬한 '도파민의 시대'이다 보니,
시인의 마을을 향한 유저분들의 관심이 예전 같지 않음을 뼈아프게 느낍니다.
정성스레 꾹꾹 눌러쓴 시가 그저 시대에 뒤처진 형식으로만 남는 것은 아닐까 하는 실의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최근 이사를 마치고, 오랫동안 상황이 여의치 않아 사지 못했던 꿈의 기기들을 전부 구매했습니다.
대형 75인치 TV와 닌텐도, PS5, 그리고 가상현실을 보여준다는 VR2 기기까지 침실에 들여놓았습니다.
몇 년 전부터 정말 간절하게 갖고 싶었던 저의 로망이었습니다.
그런데 참 이상하더군요.
설레는 마음으로 기기를 구동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하품이 나오고
졸음이 쏟아져 게임 스토리를 놓치기 십상이었습니다.
기대했던 VR 기기는 가상현실을 채 느끼기도 전에 심한 멀미를 선물해 주었습니다.
결국 허탈한 마음으로 기기들을 끄고 조용히 누워 눈을 감았습니다.
그리고 이내 손이 향한 곳은, 결국 늘 보던 스마트폰 화면이었습니다.
아직도 날카로운 컨트롤로 사냥터를 누비는 열정적인 유저분들도 많으시지만,
저에게는 무언가에 진득하게 몰입하던 청춘의 시절이 조금은 지나간 게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 게임의 유저층이 함께 나이 들어간 만큼, 제 마음에 찾아온 이 씁쓸한 변화에 공감하시는 분들이 꽤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세월을 지나온 만큼, 어둠의전설이라는 게임도 참 오랜 시간을 버티며 우리와 함께 달려왔습니다.
때로는 운영이 미울 때도 있고, 이해할 수 없는 부분에 화가 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와 함께 나이 들어가는 이 게임을 보며,
날 선 분노보다는 지난날을 추억할 수 있게 해주는 것에 대한 '애틋함'을 먼저 보내보시는 건 어떨까요?
하반기가 시작되는 문턱에서, 유저분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글이 무엇일지 더 깊게 고민하겠습니다.
더욱 노력해서 남은 2026년에는 정말 흥미롭고 따뜻한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어느덧 무더위가 싹을 틔우는 6월입니다. 유저 여러분의 가정과 일상에 만사형통의 복이 깃들기를 기원하며,
상반기를 마무리하는 시인의 솔직한 마음을 적어보고 갑니다.
항상 읽어주셔서 깊이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