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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들께 보내는 편지 세오
[감성센도 첫번째]
120 2013.07.09. 14:19

#1. 같은 말 다른 뜻

한 여자와 한 남자가 있었다. 그 둘은 서로 만났고, 점차 서로를 알아갔고, 서로 사랑을 했다.
둘의 사랑은 사랑이라는 같은 말로 표현되었다. 남자가 사랑한다고 말하면, 여자 또한 나도
사랑해라고 말하곤 했다. 같은 사랑이지만 둘의 사랑은 달랐다. 남자는 여자가 사랑한다고 말
하면서도 자신의 기대와는 다르게 행동하는 그녈 보고 짜증이 났고, 여자는 사랑한다고 말하는
남자의 행동을 보며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둘은 그렇게 만났고, 서로 이해하지 못했고, 끝내 헤어졌다.


#2. 당신의 사랑은 애나를 웃게 하는가?

두 가지 사랑이 있다. 하나는 슬픈 사랑, 그리고 행복한 사랑. 많은 사람이 사랑을 하고 있지만,
그 사랑이 자신을 즐겁고 행복하게 해주기 보다는 그 사랑 때문에 힘들어 한다.

한때 K는 애나를 사랑했었다. K는 애나를 이해하는 것이 곧 사랑이라고 생각했고, 이해하기 위
해서는 애나의 모든 것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K의 사랑의 방식은 애나를 구속했고, 그녀는
힘들어 했다. 힘들었지만 그게 사랑이려니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날 H가 나타났다. 그는 애나의 문을 열어 젖히지 않았다. 그는 애나에게 많은 것을
묻지 않았고, 함께 있는 동안 그녀를 즐겁게 해주었다. 그게 다였다.

어느날 어느장소에서 셋은 만났다. 우연히도. H의 존재를 아는 K는 그에게 말했다. 더 이상 애
나한테 집적대지 말라고. 네가 하는 사랑은 가벼운 것이라고. 이를 듣고 H는 조용히 되물었다.

- 당신의 사랑은 애나를 웃게 하는가?



ps. 탕웨이와 현빈이 출연한 영화 만추(2010)를 보고 썼던 글을 손봐서 올려봅니다.
혹시 영화가 땡기는 분들은 한 번 만추 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