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먹은게 소화가 안 됫는지 배탈이 났다. 열이 나고 먹은거 다 개워내고 무척 아팠다. 신랑한테 소화제좀 사달라 해서 먹었건만....나아지질 않자 신랑이 안마를.... 그런데 안마 해준답시고 내미는 그 손이 남자손이냐 --;; 솔직히 내 신랑은 나보다 더 가냘픈 몸매를 가지고 있다.(아는 사람은 다 안다 ㅜ.ㅜ) 안마 해준답시고 주무르는게 이게 간지럽히는건지 장난 하는건지... 괜히 신랑에게 짜증만 내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사실은 엄마가 너무 보고 싶었다 ..ㅜ.ㅜ 몸이 아프고 보니 왜 그렇게도 우리 엄마 생각이 간절한지 말이다. 내가 원래 위장이 안 좋아서 빈혈에다 편두통이랑 배탈도 잘난다. 그래서 우리집에는 언제나 나를 위한 상비약들이 즐비해 있었고 그것 챙겨주는 것또한 우리 엄마의 몫이었고 내가 배탈이 날때마다 어깨랑 등뼈를 지압해주고 바늘에 실을 꿰어 엄지손가락을 꽉 싸매고 바늘을 쿡 찔러 순식간에 아프지 않게 손가락을 따주면 정말 모든 아픈게 싹 사라지곤 했었다.. 티비 광고에도 엄마가 해준 밥이 먹고 싶다 뭐 이런 광고가 잇듯이... 나도 우리 엄마가 손가락 한번만 따주면 정말 얹힌게 싹 내려갈거 같았다.. 결국 밤 12시가 다 되어 친정에 전화를 했고 한달음에 달려오신 엄마는 늘 하던것처럼 등뼈를 꾹꾹 눌러 지압을 해주고 손가락을 따주셨다. 그리고 또 설거지며 다 해주고 돌아가셨는데... 자고 가라며 붙잡는데도 결국 내 동생 아침밥 해줘야 한다며 돌아가셧다. 신랑이 사다준 약봉지도 참 고맙지만 말이다... 이제는 내가 아파도 당장 옆에서 죽 끓여주고 손가락 하나 따줄 사람이 없다는게 왜 이렇게 서러운지.... 한참 깨가 쏟아져야 할 신혼에 이게 왠말이냐만은 솔직히 엄마가 너무 보고싶다 ㅜ.ㅜ 내 손가락을 따주시는 엄마의 손가락을 정말 간만에 처음 보았는데 주름이 쭈글쭈글 하고 손등은 다 트고 왜 그리 안스럽게 보이는지... 결혼해서까지 바로 친정 가까운곳에 살림을 차려 엄마를 귀찬게 하는 나는 평생 갚아도 다 갚지 못할 은혜를 엄마에게 입고 있는것이다. 결혼하고 나서 새살림이라 상비약도, 변변찮은 굵은 바늘도 없다. 불과 두달전만 해도 나는 엄마의 따뜻한 보호속에 있었는데 이제 홀로서야 하고 내가 몸이 아파도 내손으로 죽 끓여 먹고 내가 약을 준비하고 그래야 한다니... 그냥..오늘은 몸이 아파서 그런지....문을 나서는 엄마의 넓은 등이... 엄마의 굵은 손마디마디가 자꾸 눈 앞에 아른거려 잠이 오질 않는다.... 신랑은 약봉지 하나 사다놓고 쿨쿨 잘도 자는데... 엄마는 언제나 밤을 새며 나를 간호해 주셨었는데.... 남녀의 사랑이 얼마나 간절하다 해도...어머니가 자식 사랑하는 마음만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