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림을 좋아한다. 만화를 좋아하진 않는다.. 그림그리는 걸 정말 좋아한다. 왜일까.. 처음에는 그저 남들에게 좀더 멋져 보이려고 내 얘기를 남에게 해보려고 했지만.. 그것이 얼마나 어처구니 없었는지 지금에야 겨우 느끼니까.. 수업 시간.. 그리고 집으로 전철을 타고 오는 시간.. 심지어 화장실에까지 나는 연습장과 천원짜리 제도샤프를 꺼내서 그리곤 한다.. 오년 전 따듯한 봄날 수학시간에 창조해낸 내 작은 피그마리오의 작품.. 묘(이상할 묘) - (Mistics) 나름대로 북방신화의 처음에 나오는 창세에 관련된 이야기를 내 재주껏 해석했었다.. 이 지구가 만들어지기 전에 있던 세상 그리고 전지전능하다고 하지만.. 정작 누구보다 나약했던 오딘 세상의 중심 유드그라실과 유드그라실의 해충 묘족.. 묘족의 천적인 절대전능의 용신 유르문갈드와 티아밋.. 용족을 세상에서 전멸시키고 신이라는 칭호를 얻다가 세계수를 지키고 자신의 영광을 오딘에게 물려준 묘신족의 어머니 이미르 (Ymir) 이를 위시로 자신이 어릴 때 괴물에게서 보호해준 리본을 소중히 여기는 리본과 긴 속눈썹의 이미르의 딸 키 (케르휘내튜시아), 그리고 키를 사랑했던 묘신의 이단아 베르베르 슬픈 운명의 악기를 갖고 태어나 이간질 속에 시달리는 호로록과 벨 예쁜 아이이지만 정말 화나면 눈이 점하나로 작아지고 이마가 커지는 엽기적인 묘신 로토, 그리고 로토의 딸이며.. 반 자폐성이 있고 누구보다 모험심이 강하지만 외로운 아이...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검은 묘신 티 (테웨뷔르) 그리고 테웨뷔르와 퓌리의 딸이자.. 심심할 때마다 내 연습장에서 고개를 빼꼼히 들추는, 머리핀을 곱상하게 꽂은 묘신 키린... 고등학교 때는 묘신만 근 40대를 설정하고 40대 정도니 대략 100마리도 넘는 묘신을 그려냈다... 키린이 40대로 제일 마지막이다. 꿈에 나왔던 은발의 여자애를 상상하며 그려낸 단발머리의 여자 아이였지만.. 만든 당시 - 고3때보다 4년이나 지났으니 이젠 어느덧 머리도 묶은 키린이 그려진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까... 그냥... 내가 소중히 여기는 내 창조물이기 때문에 나는 이들을 사랑해서 적었을 뿐이다. 나는 피그마리오 그리고 내 최고의 예술품 묘신... - Tewevier von Mistic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