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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세오
하늘(2)
58 2001.12.11. 00:00

나 세모에게는 친구가 별로 없었다.. 아니 지금도 별로 많은 편은 아닌것 같다.. 요즘 물질 만능주의가 판을 치는 이 현실에서는 친구도 돈을 따라가는 것만 같다. 물론 중학교 동창들이 있기는 하지만 그들과의 만남은 날이 갈수록 형식화되어 가 고 중요한 행사때만 우르르 모여 집안 이야기나 남편이야기 또는 아이 이야기들로 일관되어 좀처럼 예전의 무의미했지만 끝없이 펼쳐지던 재미나는 수다는 살아졌다.다 그렇치는 않겠지만 최소한 나의 상황은 분명 그러했다. 그만큼.. 힘든 일이 있을때마다 속내를 털어넣고 이야기 할 기회도 줄어들었고,더더군다나 집안형편이 갑자기 어려워져 본의 아니게 궁색해져가는 내 생활이 드러나기 시작하를 웬지 그들도 나를 꺼리는 눈치가 보이는것도 같았다. 나스스로도 사람들을 멀리하기 시작했고,있는 사람들은 자기네 끼리 똘똘뭉쳐 재미나게 잘들 살아가는 듯이 보였다.물론 그러다보니 주말이면 집에서 혼자 독수공방 하는 시간이 늘어나기 시작한것은 자명한 일이였다. 나이가 어리지만은 나 세모는 어느날 부터인가 너무도 인생의 따분함에 누군가의 권유로 인터넷을 접하게 되었다. 옆집에 사는 나이 많은 학생이(아마 자취생일것이다) 전자공학도인데, 1년정도 그집에 살면서 오며가며 나와 앞면을 텄던 인연으로 자신이 쓰던 낡은 사양의 컴퓨터를 버리느니 나에게 주고마 하고 그래서 별로 꺼리낄것도 없고하여 넙죽하고 받아 이틀만에 전용선까지 달아서 쓰게 되었었다. 그는 최첨단을 달리는 연구를 하는지..그가 쓰던 컴퓨터도 꽤 쓸만했었다. 물론 밥한끼 사주는것은 잊지 않았다.. "누님 이거면 3년은 너끈히 쓰실수 있을겁니돠..모니터가 조금 작은 흠이지만 cpu도 그렇고 하드용량도 20기가짜리라..어쩌고 저쩌고 너불 너불" 분명 내가 알아듣지 못하는 전문용어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듯 했다.. 나는.. 그저 인터넷만 되면 되는 것이다.. 그정도 컴맹은 아니라고 자부하고 있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