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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세오
하늘(3)
53 2001.12.11. 00:00

"딩동댕동~~xx님한테서 쪽지가 왔읍니다" 모통신사에 가입한지가 1달이넘었다. 여기저기 채팅하면서 벌써 통신내에서 친구들이 생기기 시작하였고 얼마전서 부터는 정팅이라고 해서 정기적으로 시간을 정해 멤버끼리 모여 채팅을 하기 시작 하였다. 쪽지온 사람은 근래 며칠사이에 갑작스럽게 친해진 여자동생이였다. 나보다 세살정도 어렸고 싹싹하고 생각도 깊어 금방 친해진 드문 케이스였다. "언니야..이따 영화나 보러 가자..나 표 두장 생겼엉^^*" 그녀는 항상 말끝에다가 귀엽게 웃는 표시를 하곤 하였다. 그리고 오늘이 3번째 데이트(?)신청이기도 했다.. "아..오늘은 집의 대청소를 하기로 한날인데 냠.ㅡㅜ" 그렇다 이맘때면 우리 집안의 연례행사를 치루는 때였다. 유난히 깔끔을 떠는 우리 부모님때문에 어릴때부터 청소에 관한 것이라면 가족 모두가 전문가인셈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청소하기를 무척이나 게을리한다는게 문제라면 문제겠다.. 사실 나의 방은 보기에만 깨긋한 방이다.. 자세히 살펴보면 구석 구석 먼지를 제대로 닦지 않아 뭉쳐 있는 것들이 꽤 된단 말이렸다..침대 밑에도 물론 잡동사니가 가득하다. "세모야..니 모하노 언릉 장갑끼고 나오람마.." 우리 엄마의 억센 경상도 사투리가 내 귓전을 때렸다. "으..알았으.." 나는 몸서리를 치며 빨간 고무장갑을 끼고 부지런을 떠는 척을 했다. 집은 낡았어도 먼지 하나 없이 깨끗하고 정돈 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부모님 덕택에 아마 나는 여태껏 감기나 천식을 앓아본적이 없었던 것 같았다. "엄마 나 좀있다 누가 영화보여준다고 해서..저.아는 동생이..^^;;" "....누군데??남자가??" 순간 엄마의 눈이 날카로와지셨다. "아니요..여자 후배인데요.." "캭..니는 만나라는 남자는 안만나고 쓰잘때기 없는 동상은 왜 만나노??" "엄마..ㅡㅜ" 다들 알겠지만 노처녀의 비애라고나 할까?? 하지만 나는 결코 노처녀는 아니라고 주장하고 싶다. 나의 나이 겨우 27이고 딸랑 친구라고는 중학교 동창 4명은 이상하게도 다들 일찍 결혼을 해서 나를 상대적인(?)노처녀로 만든 것일뿐이다. 24살때 나이트에서 남자를 만나 연애하던 숙자는 사고를(?)쳐서 서둘러 식을 올 렸고,20살때부터 대학동창하고 후배사이로 지내던 말자는 지가 먼저 그 녀석(?) 을 유혹해서 책임감에 결혼을 하질 않나,22살때 아르바이트하다 만난 어떤 연상 오빠하고 계약연애인가 먼가 하더만 3년만에 그나마 정상적으로 결혼한 미자는, 자기 남편의 후배를 나를 빼고 남은 마지막 친구인 영자에게 소개시켜주더니 같은날 결혼 날짜를 잡아서 결혼 축의금이 갈라진다고 의 상할뻔할때까지 싸우더니 결국 나의 중재로 무사히 넘어가고 지금은 같은 동네에서 한집 사이를 두고 잘살고 있다.. 그리고..나는.. 그녀들의 야외촬영 들러리며 결혼식에서 짐을 챙겨주는 일을 하다, 변변한 남자친구 하나 없이 이렇게 혼자 쓸모 없이 늙어가는 있는 것이 아닌가. 고로 나는 요즘 사람들이 무척이나 밝힌다는 싱싱한 영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결코 늙어빠진 30대 중반정도 되고 나이살이 디룩디룩한 노처녀는 아니 란 말이 된다.. 정말..나는 노처녀는 아니다..꽝꽝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