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 "응? 언니 왜그래??" 파김치는 안주를 집다 말고 나를 동그랗게 뜬눈으로 바라보았다. "아..여기에 아는 사람을 발견한것 같아서 말야.." "그으래??누구야??남자야??" 파김치는 호기심에 눈을 커다라랗게 뜨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응..남자긴 남잔디...좀 쓸때 없는 남자지.." "언니 그게 무슨 소리야??" "아..아냐..^^잠깐만.." 연애를 하고 결혼하기에는 부적합한 남자라는 의미를 파김치는 모를 것이다.. 지금 내가 이 단골 술집에서 발견한 사람은 우리 오빠의 후배의 친구인 것이다. 나보다 한살어린데 얼굴은 멀끔하게 생겼고 키도 꽤 컸다.. 소위 요즘 다들 좋아하는 킹카 스타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직은 학생이고 군대를 제대하고 대학원 입학을 준비하고 있는 웬지 만년 학생 스타일이라고나 할까?? "충만아 일루와..같이 합석하자.." 안그래도 나와 파김치를 보고 반가와하는 눈치를 보고 그가 청하기 전에 미리 그에게 자리를 합치자고 했다. "여기 인사해..통신에서 사귄 동생 파김치야..아 이름은..음 이름은..음.." "아 제 이름은 xxx입니다.." 눈치빠른 파김치가 얼른 자신의 소개를 했다. 항상 통신 대화명을 부르니 이름을 까먹는것도 어쩌면 당연한 것인가.. "아 네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충만입니다.." 충만이는 그 특유의 미소로 씨익하고 웃는다.. 저 표정은 위험한데.. 호감이 가거나 관심이 가는 사람한테는 저렇게 웃는게 녀석의 습관이기 때문이다. '음 잘못하면 작업에 들어가겟구만..' 괜히 내심 불안했다. 오빠의 측근이라는 이유도 그렇치만 웬지 이녀석 딴마음이 있는 것 같아 불안했기 때문이다.. 파김치는 누가봐도 눈에 띌만큼 세련미와 지성미를 갖춘 여자다. 내가 보아도 늘씬하고 예쁜데 남자들은 오죽할라고.. 물론 파김치의 미스테리라면 이렇게 허우대 멀쩡한 외모에 남자친구가 없다는 것이다. "누나..어제 연락했는데 핸드폰 못받으셧어요?" "으잉..어제 자느라 꺼놨지.." "음..오후3시에 전화했는데요..@@" 그래 이눔아..나는 오후까지 잔다..백수가 할일이 있는가?? 움직이면 밥만 축내고 차라리 자는게 났지.. 그리고 어느새 파김치와 충만이는 죽이 척척 맞아 술잔을 주거니 받거니 하고 있다. 그래..차라리 잘되었다..파김치도 아마 남자친구가 필요했을지언데.. 이녀석도 지금 돈을 못벌어 그렇치 미래가 창창지 않은가 말이다.. 그리고 나는 이핑계 저핑계를 대며 그자리에서 빠져나왔다. 물론 충만과 파김치가 끈덕지게 붙잡았지만 웬지 스스로 겉잡을수 없는 갑갑증 이 물밀처럼 밀려들어와 견딜수가 없어 억지로 뿌리치고 나와버린 것이다. 그러보니..파김치와 만날때마다 내가 아는 사람을 만나는 바람에 항상 술자리며 커피를 마시는 자리며 본의 아니게 합석을 하게 되어 버리는 상황이 생겼었다. 언제 우리끼리 오붓하게 시간을 보내나..라는 생각도 얼핏 스쳤다.. "절래 절래..내가 머 래즈비언도 아니고 풋.." 혼자 생각하다 조금 우스워 혼잣말로 중얼거리가 피식 하고 웃었다. "가시나..니 늦게 오라고 해쩨..ㅡㅡ;;" 집에 들어오자마자 10시반도 안되는 시계를 가리키며 엄마가 나를 째려보셧다.. "아우..엄마도참..남자 처음 만나 소개받는 자리에서 너무 늦게 가는것도 안좋아 보인다는거 모르우??ㅡㅡ;;" "음 하긴..그러제..구라믄 낼 일요일인데 데이트 신청 받았나??" "엄마....." 나는 꽥 하고 소리 한번 지르고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이것이 곤란한 질문을 피하는 최선의 방법이기도 했다.. "휴~~"나는 한숨을 내뱉고 컴퓨터를 부팅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