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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들께 보내는 편지 셔스
[文遠] 퇴보.
1044 2014.04.10. 20:40

연필만 쥐면 글이 술술 써지던 때가 있었다.

키보드에 손을 대면 생각하기 전에 손이 먼저 움직이던 때가 있었다.

물론 그 내용은 가벼울 밖에 없겠지만, 그만큼 감성적이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언제부턴가 의식적으로 글을 쓰려해도 잘 써지지 않는다.

아니, 의식적으로 글을 쓰기 때문에 자꾸 막힌다고 해야하나?

보다 중요한 건, 글의 무게 또한 지금이 더 가볍게 느껴진다는 사실이다.



뭐랄까... 발전이 없는 상태를 넘어, 퇴보하고 있는 기분이다.

그저 나이를 먹어 감수성이 옅어졌다고 하기엔 무언가 부족한 느낌이랄까?

삶을 단순화 시키려 하다가 뇌가 단순해진걸까?

공부에는 끝이 없다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배우기를 게을리한 탓일까?

하아...

학문의 길은 멀다는 뜻을 가진 필명 '문원'을 농담처럼,

"내가 쓰는건 글이라기 보다는 낙서에 가깝지, 글과는 거리가 멀어"

라고 말하곤 했었는데, 농담으로 한 말이 현실이 되고 말았다.







            나이 먹는 것도 서러운데... 연륜마저 없다니...






                                    [메투스//문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