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재상영되고 있는 화제의 우리나라 영화들 "나비" "고양이를 부탁해" "와이키키브라더스" 중에서 와이키키브라더스를 골랐다. 을지로에 있는 스카라극장에서 와이키키브라더스를 봤다. 강남에 있는 풍족한 대형멀티극장들에서는 이미 간판을 내린지 오래였다. 대형멀티극장을 지향하는 극장들 사이로 스카라극장은 예전 15년전 그모습 그대로 붉은색 낡은 건물에 단한개의 상영관만을 가지고 난방도 해주지 않는 열악한 환경에 그곳에 그대로 있었다. 거의 망해가는듯한 "고전극장"에서 얼어죽을듯 추운날씨에 외투를 껴입고 붉은색 옛날 접이식 극장의자에서 와이키키브라더스를 봤다. 그러나 따뜻했다. 많은 언더그라운드인들이 나온다. 영화속에서 주인공들은 흘러간 많은 노래들을 부르고 연주한다. 속직히 거기 나온 음악들 만으로도 영화관람료는 충분히 건지고도 남았다. 송골매,옥슨80,신중현,김현식, 조안제트,비틀즈,로스로버스등의 노래들.. 요즘 일본비쥬얼락에 많은 젊은이들이 열광하지만 솔직히 그시절에는 내 기억으로는 일본보다 우리나라 락음악이 훨씬 앞섰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많은 노래들을 들을수 있는것만으로도 7000원이라는 거금은 조금도 아깝지 않았다. 남자주인공은 영화마지막에서 벗는다. 무표정한 얼굴로 살기위해 벗는다.... 그장면에서 극장안에 이십명도 안되는 사람들이 숨을 죽인다.. 그리고 흐르는 눈물 때문에 영화가 끝날때까지 아무도 자리에서 일어나질 않는거 같다..... 화려한 카메라 기교도,클라이막스도,빛과 어둠의 대비도,절규도,피도,칼부림도, 엑션도 안나오는 영화지만....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꺼 같다. 좋은 영화를 보고난 후의 감동은 꽤 오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