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베키가 한참을 날아 날개가 유난히 떨릴 무렵에야 다음과 같은 표지판이 쓰인 곳에 도착할 수 있었다. 지혜의 고향 밀레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밀레스 15Km -> <- 동의우드랜드 92Km "자아. 이제 우리 여행도 슬슬 끝나가는거네." 밀레스 표지판을 보던 베키가 나를 슬금 쳐다보더니 가벼운 몸짓으로 말을 건넸다. 그 역시.. 우드랜드의 그 일 빼곤 별 도움도 못줬으니.. 나름대로 재미란 지질나게 없는 여행이였겠다. "응. 못난놈 끌구오느라고 고생 많았네." "아.. 너땀시 나 진짜 쌩고생 많이도 했지." '빌어먹을 기집애. 해준건 아무것도없으면서 예의란 눈꼽만치도 없군 --;' 내가 돌/십/는 표정을 하자 그눔도 조금은 수그러들었는지 다시 표지판을 쳐다보고 모른 체 했다. 뭐, 어쨌든 중요한 건 이름을 받으러 가는 것이니 그대로 우드랜드로 직행... "밀레스에 가보자." "엥? 거긴 왜?" "들를 데가 있어." "어이 이보셔. 지금 내 이름 지으러 가는건데.. 갈려면 혼자 가지그래?" "..." 머리에 생각이 있는지조차 모르겠던 베키의 눈에 그림자가 드리워진 것을 본 것이 그 때였다. 애가 요변덕인건지.. 방금전까지 헤벌쭉해있다가 심각한 얼굴을 하고... 이상한 눈으로 베키를 쳐다보자 그는 입을 열기 시작했다. "아.. 그럼 그냥 우드랜드로 가지 뭐." "베키야." "응?" "중요한 거냐." 베키는 잠시 머뭇거리며 날개를 직직 끌어댔다. 글쎄.. 무슨 의미일까.. "그럼 밀레스로 가자. 중요한 일이라면말야." "괜찮겠냐." "응. 이건 네 여행이기도 하니까 말야." ".. 고마워." 오랫만에 보는 베키의 날개. 그는 푼수임에도 불구하고 날갯죽지 네 장을 펼치면 누구보다도 예쁜 에인트 한 마리가 되어버린다. 갓 갠 하늘에 빛을 머금고 그녀의 흰 날갯죽지 네 장이 솟아올랐다. 나는 그저 거대한 마력 덩어리를 내어 그 위를 타고 붕 날아올라 그애의 뒤를 쫓아갔다. 멀리 카스마늄산 석양에 비쳐진 내 날갯죽지가 유난히 요동치는 하루였다. - Tewevi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