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우리 둘은 밀레스마을에 와 있었다. 시원한 바람만 우리를 맞이할 뿐. 이 마을도 이젠 활기를 잃은 지 오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침울한 분위기가 아닌 항상 사람을 깊은 감동에 젖게 하는 밀레스에는 남모를 웅장함이 서린 곳이였다. 전설의 고도. 나와 베키는 어느새 마을 앞 제단에 앉아 있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많았음에도 아무도 쳐다보지 않았다. 내가 보기엔 우리 둘.. 상당히 꼴불견이였음에도 말이다 쪽팔려 죽는 줄 알았다. 사실 베키가 일루 날 끌구온거다. 무신 약팔거 아니면 나름대로의 추억을 짚으러 온 거겠지 싶어 졸래졸래 따라와봤지만... 그녀는 이곳에 멈춰서 움직이질 않고 제단만 바라볼 뿐이다. "이보셔." 하다못해 말을 꺼냈다. "엉.?" "아니 천하의 푼수 베키공주님이 이런데서 왜 타레팬더마냥 벙쪄있디야... 뭐 슬픈 추억의 연인이라도 잠들어있는건 아니겠지?" "아, 아니. 그냥." 평소갔으면 이를 바득바득 갈면서 히죽거렸을 거다. 뭔가가 있나보다. "베쓰야. 그냥 들어가서 쉬자." "어? 그려." 나와 베키는 여관을 하나 잡았다. 오랜 여독때문이였을까.. 나는 싹 씻고 침대에 눕자마자 그대로 곯아떨어졌다. 베키는 신경도 쓰지 않고... 뭐 지 일 있음 지가 알아서 해결하겠지.. 그거까지 간섭하면 되나.. ------------------- 어제 일찍 자서 그런지 새벽같이 눈을 뜨고 말았다. 여독이 다 풀린건 아니겠지만.. 그래도 한결 개운했다. 남몰래 날갯죽지 손질을 한 나는 우연히 베키 쪽 침대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그녀는 저 침대에서 잠을 자지 않았던 것이다. 물론, 이 자리에도 없었다. 나는 심장이 두근거렸다. 뭔가 일을 낸건지.. 어젯밤 내가 잔 틈을 타 어디론가 사라진게 아닐까.. 일단 공간마법진을 펼쳐봤다. 베키랑 나는 사람이 아닐테니까 근처에 몬스터의 기척을 찾으면 쉽게 찾을 수 있지 않나 해서였다. 다행이 마을 상점 근처에 강한 기운을 내뿜는 몬스터의 기척이 느껴졌다. 나는 급한대로 옷을 주섬주섬 입고 부랴부랴 뛰쳐나갔다. "베키야!! 이애가 미쳤나.. 새벽부터.." "그으..스..르..." 벙쪘다 -_-; - Tewevi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