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워하는 것 일거다... 난 세상을 이상하게 살아왔다. 초등학교는 시골에서 다녔었다. 중학교 1학년 때 서울로 전학을 왔다. 남자중학교, 남자고등학교를 나왔다. 대학교에 입합했지만, 안 다녔다. 학원이라곤 컴퓨터학원 1년 다닌게 전부다. 이상하리 만치 초등학교 이후로는 동갑내기 이성의 접촉이 없는 곳에서 살았다. 그나마 알던 초등학교 동창들은 중학교 전학으로 인해 볼 일이 없어졌다. 어둠의전설이란 게임을 하고 나서야 이성을 알게 됐다. 그 전까진 전무하다시피 접촉이 없었다. 처음 게임을 할때, 주위에 남자친구들이 같이 게임을 하기 때문에 당연히 여자가 게임을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사귀기 시작한 사람들을 당연히 남자라고만 생각했었다. 그 사람중에 여자가 있다는 사실에 내심 충격을 받은 적이 있었지만... 밖으로 표현한 적이 없기에 아무도 그 사실을 모를것이다. 점점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되고 따라서 많은 여자들을 알게 되었지만, 게임상으로의 만남일뿐, 오프자리를 자주 가지 않은 탓에 여자가 여자로 느껴지기 보다는 내 주위 남자들을 대하는 것처럼 되어 버렸다. 내게는 두살 위의 누나와 한살 아래인 여동생이 있다. 게임을 하며 만난 여자들을 모두 누나 아니면 여동생으로 대할 뿐이었다. 아니면 남자라던가. 참으로 한심하기 짝이 없다. 게임으로서 여자를 알았으니 당연히 여자와의 접촉은 있을 수 없다. 게임상에서 내 주위의 친구들 중 게임유저들이 다 아는 바람둥이들이 많이 있다. 그래서인지 여타 유저들의 인식도 나도 그들과 같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을것이다. 하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여자? 키스는 커녕 손 잡아 본 여자도 없다. 어? 저기 믿지 않는 분이 있군. 믿기지 않는 사실을 받아 들이긴 참 힘들 것이다. 이해한다. 혹, 이 사실을 믿고 한심한 놈이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인정한다. 난 한심한 놈이다. 그러니 게임상에서 여자들이 내게 접급해 와도, 별다른 느낌을 가질 수 없다. 아니, 내가 그걸 무시해 버리는 것이다. 아니, 두려워하는 것이다. 만약 처음 하는 사랑이 실패한다면? 그에 따른 파장은 엄청날 것이다. 하지만 시작이 없으면 끝이 없듯이 언젠가는 해야 할 것이다. 이틀전에 전혀 모르는 캐릭에게 귓말이 왔다. 난 늘 해왔던 대로 대했지만 알고보니 그 캐릭을 사용하는 사람은 여자였다. 그래도 난 그녀를 대하는 것에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내게 친근하게 대하기 시작했다. 나는 과연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솔직히 당혹스럽다. 처음 당하는 일이었기에 그 당혹감은 더욱 컸다. 과연 이걸 받아들여야 하는지 조차 결정내리기 힘들었다. 저것이 장난이라면, 난 상처를 받겠지, 아주 큰 상처를... 한편으로는 시도해 볼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솔직히 모르겠다. 아마도 두려워서 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