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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들께 보내는 편지 세오
따코의 군생활(2)
261 2014.10.23. 01:35




2.


102보에 입대하고나서는 하루하루가 따분했다.
그냥 줄서서 신체검사 하고, 다음날은 보급품 받고 이것저것 조사하고..

어차피 3일뒤에 신교대(신병교육대)로 가면 여기에 있는애들은 만나지도 못할녀석들이고..
그냥 하루하루 그러려니 하라는거 하면서 조용히 보낸것같다.

가장 기억에 남는건..
자신이 신고왔던 신발부터 입고왔던 옷, 속옷들까지 모두 소포박스에 보내 집에 보내는게있었는데.
보내는 나는 정작 담담했는데 이걸 딱 집에서 소포로 받아보실 부모님을 생각하니
뭔가 가슴이 저려왔다

부모님들이 의연하게 생각하시다가도, 이 아들의 옷이들은 소포를 받으시면 그렇게 눈물을
보이신다는데.. 문득 그냥 가족생각이 났다.


그렇게 이틀밤이 지난후, 자대와 신교대를 몇 사단을 갈것인지 추첨하는 시간이 왔고

나는 자대와 신병교육대 모두 7사단으로 가는것으로 확정이 났다.



칠성부대. 7사단!

나도 자세히는 모르지만 메이커부대라도 소문이 나서 예전에 한두번 들어본 기억이 있긴 하다.
이름난 부대라면 GOP 부대일텐데.

나는그래도 후방보다는 이왕 한번하는거 최전방의 GOP 부대에서 GOP경계근무도 서보고싶고 그랬다.

어쨌든.


좀 빡셀거 같았지만 오히려 경계근무가 빡샌곳이 선후임들간의 갈굼도 별로 없고
훈련역시 덜 받는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나는 차라리 경계근무가 힘든곳으로 가고싶었다.

그래서 7사단은 괜찮다 생각했다. 나름 유명한 부대이기도 하고..
어차피 한번가는건데 미적지근하게 가서 뭘하나 싶었다.




그렇게 어느덧 102보충대에서의 시간이 흐르고
7사단 신병교육대로 버스를 타려고 딱 버스에 탔다.

그리고 버스에서 최신노래를 틀어주는게 아닌가!


와.. 먹고싶은게 생각난적도 있었고 보고싶은 사람들이 생각난적은 많았지만
이렇게 음악이 고플수도 있구나 생각했다. 그냥 아무소리없이 티비도 뭣도없이 지내다가
최신가요를 들으니 그게 그렇게 소소한 행복이 되더라. 그렇게 졸면서 기분좋게 최신가요를 듣다보니

어느새 도착하고 말았다. 신교대..


빠르게 도착하고 만 시간이 얼마나 야속했는지 모른다.

꿈에서 깨어나듯.. 졸음이 깨고 정신차리니 조교들은 빨리빨리 안내리냐고. 빨리빨리 행동안하냐고.
그렇게 고함을 질러대고 있고.
버스에서 내려서 연병장을 보니 이미 우리보다 일찍 훈련을 받고 있는 인원들이
포복을 하고있다. 엄청나게 고통스러운얼굴로 쌩 모래밭위를 팔꿈치가 다 까져가며..

와.. 저게 우리의 미래의 모습이구나.


2,3주 먼저들어온녀석들이 뭐라고 저거 미리하고있는 저녀석들이 또 부럽다. ㅋㅋㅋ
내가 처한 상황이 웃겨서 좀 웃음이 났다.



그렇게 나는 신교대 소대배정을 받고. 분대까지 배정을 받았다.
이제 이 분대인원들과 약 7주간의 교육을 함께 받게된다.

친구들은 신교대 인원들이 헤어지며 말하는 일촌드립, 연락처드립은 딱 그때뿐이라며
다신 볼 사이도 아니라며 정줘봤자 좋을거없고 힘들다고만 했었는데..

막상 똑같은상황에 처하다보니 그냥 서로서로에게 의지하는 수밖에 없었다. 나는 금방 친해졌다.



첫째주. 제식훈련.

10월30일에 입대해 11월이 되니 날씨가 정말 많이 추워졌다.
12년 겨울은 진짜 몇년만에 최저기온을 찍는 정말정말 추운연도였던걸로 기억한다.
진짜 밖에 서있는것 자체가 너무 추운데 몇시간동안 제식훈련을 하려니 빡세다.

하지만 생각했던것만큼 그리 어렵진 않았다.


그리고 처음으로 인터넷편지란걸 받아보게 되었다.
편지내용에는 뭐 남들과 다를거없이 힘내고 조금만더 힘내서 수료식때 얼굴보자. 라는 내용이었지만
평소에 감정표현이 거의 없고 엄하기만 하셨던 할아버지께서
내가 군대에 입대하자 잘할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눈물을 보이셨다고 한다..


하긴. 입대전엔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패닉에 쩔어서 항상 방구석에 쳐박혀 있었으니..
나는 그게 시간이지나 괜찮아졌지만 가족들의 걱정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평소에 나에게 엄하기만 하셨던 할아버지께서 눈물을 보이셨다는 편지를 읽으니.
나도 눈물이 덩달아 났다.

같은 분대원들과는 훈련도 같이받고. 집합도 같이하고. 심지어 밥먹는 배식조도 같이하고.
거의 24시간 같이 생활을 하다보니 정이 안들래야 안들수가 없다.

심지어 화장실을 가고싶어도 전우조활동을 해야하기때문에 분대원들과 함께 가야한다.


나는 내가 나이가 많은편이라 가장 형일줄 알았는데..
스물일곱살 형도 있었고. 나보다 한살이 많은 스물네살형도 있었고. 나랑 동갑인 친구도 있었다.


와.
생각보다 나이많은사람들도 많구나.


어쨌든 서로에게 의지하고 열심히 훈련을 받다보니 시간은 금방금방 흘렀다.



둘째주는 사격훈련.


처음으로 총을 쏠땐 이게 정말 살상이 가능하다는것과, 나도 정말 사람을 죽일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드니 좀 신기하기도 했었다.

야간사격때는 연발로 쐈었는데 서든어택을 하는사람들은 알겠지만 총을 계속해서 쏘면
그게 반동이 심해져서 제대로된 조준을 하기 어려워진다. 이걸 조절하는걸 상탄조절이라 하지..
근데 진짜 게임에서의 느낌처럼 막 반동이 오는거다. 게임에서만 했던걸 실제로 하니 얼마나신기하던지

생각보다 사격도 나와 잘맞았는지 무난하게 합격도 하고.

가장 힘든건 역시 날씨였다. 11월 중순이 되면서 강원도 한겨울의 날씨는 정말 너무너무 추웠고


서울에서 살던 나는 정말 추운걸 떠나서 너무 춥게되면 이게 "고통"으로 변할수 있다는걸 알았다.


조교들조차 계속해서 움직이라고 난리였다. 계속해서 동상환자가 나왔으니깐.
어떻게든 몸을녹이려 발가락을 꼼지락대고 정말 움직이고 움직이지만 추위는 쉽게 가시지 않았다.


몇백명이 사격을 해야하는데 사실상 사격을 할수있는 사로는 많지 않고

결국 계속해서 대기..대기.. 대기하는시간이 길어질수록 고통..고통.. 그렇게 힘들었다.



하지만 사격주차는 하루하루 사격하는 재미를 느끼다보니 금방 가게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