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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들께 보내는 편지 세오
따코의 군생활(3)
281 2014.10.23. 02:07



3.


셋째주는 오래되서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15km 행군과 화생방훈련이 있던걸로 기억한다.
행군은 내가 어릴때부터 오래달리기 선수로 나갈만큼 걷는걸 좋아해서 별 문제가 없었다
문제는 화생방이다 ㅠㅠ 아 화생방 할때부터 왜이렇게 겁이 나는지..

나는 1소대라 거의 맨 처음에 화생방을 하게 됐다.

라섹/라식을 한 친구들은 눈에 부작용이 있을수 있어서 화생방을 하지 않았는데..
이때만큼은 왜 내가 라섹을 안했는지 후회했다 물론 눈때문이 아니라 화생방때문에 ㅋ

어쨌든 방독면의 머리끈뭉치를 엄청 쌔게 조여놨다.. 조금이라도 덜 마시려고.
내 노력의 결과였는지 처음 들어갔을땐 아무런 느낌도 알지 못했다.. 생각보다 괜찮은데?

조금있다 방독면을 벗으라는말에 방독면을 벗는데



와.. 그 느낌은.. 진짜 잊을수가 없다..


진짜 여기 더있으면 죽을수도 있다.. 그런느낌..
앞조에서는 막 조교들을 뿌리치고 나오려는 녀석이 있었는데 우리분대는 신기하게도 그런친구는없었다

콜록 콜록
진짜 눈따갑고 기침은 계속나고 숨은쉬어야겠고.. 이 느낌은 남자만 안다..

그렇게 죽어가던 도중 조교가 소리쳤다. 다시 방독면 써라! 제대로 쓰면 이제 퇴장이다..

다들그렇게 허겁지겁 방독면을 다시 쓰는데..


나는 머리끈뭉치를 너무 조여놔서 이게 다시쓰려니 안들어가는거다..
진짜 조금이라도 빨리 해야 나갈텐데.. 너무 성급하게 하다보니 방독면도 떨어뜨리는 사태 발생-_-

그 모습을보고 조교가 너무 안쓰러웠는지 3분대 퇴장! 을 외쳐줬고

나는 퇴장이라는 소리도 못듣고 허겁지겁 진짜 눈물콧물 다쏟고있는데 뒤의 친구가 나가도된다고
등을 두드려줘서 겨우 나올수 있었다...


나오고나서 그날점심에 사과가 나왔는데 사과가 맛있다며 2개이상 먹은녀석들은 전부 토를했고

나는 토는하지않았지만 진짜 계속나오는 그 헛구역질에 진짜 이렇게 무서운게 있구나 실감했다..


나는 군생활에서 그 이후로 화생방을 한적은 없다..
훈련소에서 딱 한번 했는데.. 아직도 너무 생생하다.. 이 글을 읽는분들중에 미필자분들 계시면
화생방훈련은 안할수있으면 무조건 빼세요. 절대 하는거 아닙니다..


그렇게 화생방이 두려웠지만 끝나자마자 따뜻한물에 샤워를 시켜주었고..


화생방이 끝나니 내가 이것도 했는데 진짜 뭘 못할까. 이런생각이 들었다..
특히 같이 샤워하면서 정말 죽을뻔했다며 신교대 동기들끼리 얘기하는데 얼마나 훈훈하던지
우리는 서로를 의지했고 서로가 있기에 힘든일도 견뎌낼수 있었다.

나와 같은처지에 있는 사람이 있다는게 얼마나 행복한일인지 모른다



어쨌든 3주차도 그렇게 흘러갔다.. 아! 기억나는게 하나 있다면 세례식?을 했었다. 기독교에서.
매주 종교활동을 가면 초코파이2개, 캔커피나 캔콜라 1개씩을 주곤 했었는데..
밖에서는 천원이면 먹을수있는 그것들이 그때는 얼마나 맛있었는지 모른다..

그리고 더불어 슈스케나 음악방송을 틀어주곤 했었다..

다들 입대곡이라 하여 그당시 유행했던 걸그룹곡을 기억할것이다.. 나는 그당시 나왔던게
현아의 아이스크림이란곡.. 그리고 가인의 피어나 라는곡이었다. 이 두곡 뮤비와 라이브무대를
보여주면 애들이 진짜 미치려고했다.. 아이스 크림 크림 크림 크림!!


어쨌든 세례식에가면 햄버거를 준다는말에 갔더니..


세례를 받는사람에게만 햄버거와 미니몽쉘박스(6개입)을 준다는거다..
여기서 종교가 다른애들.. 혹은 세례까지하면서 햄버거를먹어야겠나.. 싶던애들은 빠지고
나는 기독교엔 관심도 없지만 햄버거가 너무먹고싶어서 세례를 받았다..


그리고 햄버거와 콜라를 진짜 눈물흘리며 너무 맛있게먹고.. 몽쉘을 먹는데
몽쉘을 다 못먹으면 남기라는거다.. 그럼 다음에 종교행사때 오는애들 줄거라고..
근데 그 몽쉘6개를 아끼기가 너무 아쉬운거다.. 한 4개를 먹으니 배는 다 찼는데.. 두개 남겨주긴싫고..
그래서진짜 억지로 두개를 더 먹어서 6개를 먹었는데


그날 속이안좋아서 진짜 죽을뻔했다.. 너무많이먹어서 토할뻔한 그런느낌.


내가 사회에있을땐 굉장히 차분한 성격이고 절대 필요이상으로 뭘 먹거나
술을 마시거나 하지 않는다.. 흡연도 안하고. 어쨌든 내 자신이 벌써 이렇게 변했구나. 느끼고

진짜 밖에선 줘도 안먹던건데 이렇게 사람이 2,3주만에 바뀔수 있는거구나..
환경이 사람을 만드는거구나..


뭐 이런저런생각을 하게 되었다.



4주차는 각개전투&30km행군이었다
처음엔 각개전투라고해서 엄청 쫄았지만 별로 어려운것도 없었다.. 어느정도 시나리오를 정해두고
상대방이 연막탄을쓰면 막 방독면을쓰고.. 분대장조와 부분대장조를 나뉘어서 각자 은엄폐하며
고지를 점령하는 그런거였는데..

너무춥긴했지만.. 그당시 날씨가 너무 추워서 언 부분도 많았고.. 달리다 잘못 넘어지면 정말
크게 다칠수있어서.. 안전을 우선시하다보니 훈련은 그렇게 빡새지가 않았다. 그냥무난히넘어갔다


그리고 30km행군은.. 힘들었다.. 그냥 정신력으로 하는거다 행군은.. 무아지경의 상태로.


정말 행군을 하면 혼자서 이런저런생각을 하게된다..



헤어진 여자친구시작부터 내 어린시절.. 후회되는일 정말 좋았던일
가족들과의 여러가지 일.. 그냥 이런저런 내 인생에 있어서 기억날만한 일은 다 했던거 같다..

그냥 내자신을 객관적으로 돌이켜볼수있는 그런 시간이었다고 해야하나..


힘들었지만 아무리 힘들어도 하루다. 꼴랑 하루.


훈련을하면서 이미 많은것을 느꼈다.

아무리 몸이힘들고 지쳐도.. 정말 죽을거같아도.. 그시간만 지나고 넘기면..
결국 잘때되면 따뜻한 침낭안에서 잠을자게 해주고.. 결국 힘든건 딱 "그때" 뿐인거다.

그래서 그때를 너무 힘들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힘들어도 그러려니.. 버티고 버티면
결국 자게 해준다.. 쉬게 해준다.. 그래서 별로 어렵지 않았다.



원래 야외 숙영및 야간행군등의 훈련도 있었지만
날씨가 너무너무추운관계로 야외숙영은 취소되었고.. 야간행군역시 타 사단에서 야간행군을하다가
넘어져 크게 다친친구가 있다고 하여 우리도 취소되었다.

비교적 훈련소생활도 편하게 했다. 생각해보면 날씨가 급격하게 추워졌을때였고
눈도 거의오지않아서 제설을 할 일도없었다.
미끄러질수도 있어서.. 모든훈련은 안전을 가장 중요시했고 그덕에 그렇게 빡새지 않았다..


그렇게 4주차 훈련까지 끝나니.. 어느덧 눈앞에 수료식이 다가오고있었다.


수료식연습을 하며.. 일주일만있으면.. 삼일만있으면.. 이틀만있으면.. 내일만되면..
드디어 가족을 볼수있다는 생각에 힘이났고 그 힘으로 뭐든 해낼수 있었다.



그리고 수료식 당일이 되었다.





ps
늦은밤에 그냥 옛날생각나서 쓰는거라 읽어주시는분이 계실지모르겠습니다..ㅎ.ㅎ
저는 옛추억이 떠올라 쓰는거고.. 제 군생활을 돌이켜보기위해 쓰는거니..
먼저다녀오신 선배님들은 이럴때도 있었지.. 그냥 자기군생활을 한번 돌이켜보심 좋겠고..
아직 군대에 안가신분들은 이런곳이구나.. 그냥 이런거구나.. 느껴보시면 될듯합니다..


오늘은 4편까지쓰고 자도록하겟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