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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들께 보내는 편지 세오
첫 단추
200 2014.10.24. 02:25

단추를 채워보니 알겠다.

세상이 잘 채워지지 않는다는 걸

단추를 채우는 일이

단추만의 일이 아니라는 걸

단추를 채워보니 알겠다.

잘못 채운 첫 단추,첫 연애,첫 결혼,첫 실패

누군에겐가 잘못하고

절하는 밤

잘못 채운 단추가

잘못을 일깨운다

그래, 그래 산다는 건

옷에 매달린 단추의 구멍 찾기 같은 것이다.

단추를 채워보니 알겠다.

단추도 잘못 채워지기 쉽다는 걸

옷 한 벌 입기도 힘들다는 걸
.
.
.

혼자서 옷을 입기 시작할 나이가 되었을 때 단추
끼우기가 무척 어려웠던 기억이 난다.

다 끼웠다 싶으면 단추 하나는 위로,구멍 하나는
아래로 이산가족이 되곤 하던. 쩔쩔매며

다시 시작하는 수밖에 없었다. 어른이 된 지금도
가끔 그럴 때가 있는데

"마치 꼬여버린 어떤 일 같군" 이렇게 혼잣말을 한다..

일의 시작이나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흔히 첫 단추가
증요하다는 말을 한다

시작이 잘못되어 사람과의 관계가 어긋나기도 하고
계획한 일의 끝을 보,지 못하고 틀어 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나는 요즘 어떤 일의 첫 단추를 끼우려고 계획하고있다.

최선의 선택인지 혹은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조바심으로
머뭇거리고있다. 니이가 들수록 첫 단추 끼우는 일이 두려워진다

그래서 각기 다른 주장들로 혼란스럽게 하는 나를 불러 모아 협의중이다.

단추 끼우는 일이 무섭지 않던 시절도 있었다.
내 시간은 원한다면 언제든지 꺼내 쓸 수 있는거라 생각했었다.

불확실한 날들이 어서 흘러가버렸으면 소원하던 때도 있었다.

시간을 남용했노라..

이제 와서 후회해도 소용없는 일. 인생에 있어 첫 단추가 어떤 의미인지

깨닫기까지 너무나 많은 수업료를 지불했다...


수습 불능,수습 불가의 시간과 어긋나버린 인연들.
나는 이렇게 놓쳐버린 첫 단추의 실체들이 참 궁금하다

인생인란 카테고리의 하위 메뉴들이 잘 채워진 단추였다면 인생의 목록은
얼마나 알차고 찬란했는가 하는 회한이 아직도 깊다.

지금은 무엇인가 시작할때 '첫 단추 맞아?' 이렇게 물어보며 돌다리를
두드리게 된다.

여전히 시행착오를 겪기도 하지만

이것도 쌓이면 내공이 되는지 웬만한 바람 앞에선 쉽게 흔들리지 않는 소득도 있다.



그래.. 그래 산다는건 옷에 메달린 단추의 구멍 찾기 같은 것이다.

주어진 삶의 모든일 들이 단추끼우기와 같음을. 하여 실패한 첫 단추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무작정 달아 올랐던 생각을 식혀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