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되면 으례 너무도 쌀쌀한 날씨에... 그리고 촌스러운 고추장색 빨간 스케이트를 어깨에 매고 동네 간이 스케이트장을 찾았던 기억이 난다.. 강남의 지금은 잘나가는 동네에 살았던 나는.. 그래도 그때당시까지만 해도 여기저기 허허벌판(지금은 다 단지가 들어섰음)에 물을 대고 자연스럽게 꽁꽁얼리고 별로 비싸지 않던 입장료를 받던 스케이트장.. 엄마와 아빠는 남동생과 나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스케이트를 사주셨었던 것 것인데..아주 '뽕'을 뽑을정도로 매년 겨울방학대마다 용돈을 모아 무딘칼날을 지치러 갔던 그때가 너무도 선명하다.. 지금처럼 엘니뇨이니 라니뇨이니 기상 변화도 극심하지 않았던 때이라.. 때되면 서리가 오고 때되면 눈이 왔으며 때가 되면 아이들이 안전하고 신나게 빙판을 지칠수 있을정도로 날씨가 추웠었다. 근처에 나지막이 커다란 우산을 대고 팔던 오뎅과 떡뽁기의 맛도 꿀맛이였고, 새해 첫날에 어른들께 절을 하고 받은 절값도 주머니속에 두둑해서 얼음을 지치다 배가 고프면 돈에 구애 없이 신나게 사먹던 기억이 난다.. 그때가..아직도 너무도 깜짝놀랄정도로 선명하게 뇌리에 잡혀 있어서 웬지 신정인 새해만 다가오면 풍요롭고 신나는 느낌에 사로잡히고는 한다.. 아마 서울 한귀퉁이에는 아직도 그런 풍경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찌그러진 커다란 우산둘레에 두꺼운 비닐을 씌우고 파는 떡복기와 오뎅.. 그리고 작지만 단단하게 얼은 빙판위에 스케이트를 지치는 아이들의 볼이 상기된 모습을 말이다.. 2002년 새해에..198x년의 그날을 이렇게 웬지 아쉬움과 그리움에 젖어 되새겨 보게 된다.. 앞으로 점점 희미해질 그날을 말이다... 누구나 한번쯤은 가지고 있을 아름답고 영원히 평화로운 그런 기억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