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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들께 보내는 편지 세오
[어둠문학] - 4(완결)
401 2015.02.04. 13:12








“찬일아. 오랜만이다.”

찬일은 밖에 있다가도 유라가 나타나던 시간이 되면 PC방으로 발이 향했다.

법전을 하다보면 자꾸 그녀의 생각이 났다.

‘법전, 법전, 마검사...’

자기도 모르게 법전만 하다보니 법전의 체력은 어느새 10만을 넘어가고 있었다.

그렇게 지내던 어느 날 유라가 나타났다.

“누나. 뭐예요. 연락도 없이 이렇게 안오면. 어!”

한참 볼멘소리를 늘어놓으려던 찬일은 유라를 보고는 말문이 막혔다.

“왜? 나 이쁘지 않냐?”

유라는 매일 입던 츄리링이 아닌 원피스 치마를 입고 있었다.

“아.. 어 이뻐.”

찬일은 자기도 모르게 대답하였다.

“후후 내가 맨날 츄리링만 입고 다녀서 그랬지 이렇게 꾸미면 이쁘다고.”

“어? 어...”

“야 나가자. 내가 밥 사줄게.”

찬일과 유라는 밥을 먹고 영화를 보고 하늘이 어둑어둑해질 쯤 하천공원으로 갔다.

“야 오늘 재밌었지?”

“어 누나. 밥도 잘먹고 영화도 재밌었어.”

막상 찬일은 영화 내용이 하나도 기억나지 않았다.

‘얼마 만에 여자랑 영화를 보는거냐.’

“여기 공원 정말 좋지 않아? 아 바람 시원하다.”

유라는 지는 태양을 보며 팔을 펼쳤다.

“야. 너 내가 뭐하는 사람인 줄 알아?”

“어? 백조 아니야?”

찬일은 장난스럽게 대답했다.

‘생각해보니 누나가 뭐하는 사람인지도 몰랐군.’

“하여튼 애가 게임만 하지 사람한테 관심이 없어요. 너 내가 왜 법-전 좋아하는지

궁금했었지?“

“어.”

“내가 마법사거든.ㅋㅋ 그러니까 초능력자야 초능력자.”

찬일은 피식하고 웃음이 났다.

“거짓말 말아요. 무슨 마법사가 맨 날 오락실와서 오락해요.”

“그건 말야.”

유라는 갑자기 철봉이 있는 곳으로 뛰어갔다.

“찬일아 이리 와봐. 자 여기 거꾸로 매달려봐. 전에 내가 매달린 거처럼. 오늘은 내가

치마를 입어서 매달릴 수가 없구나.“

“별걸 다시켜.”

찬일은 철봉에 발을 걸고 거꾸로 매달렸다.

“나 며칠 후면 지금 너처럼 거꾸로 매달려서 살게 된다.”

“으. 그게 무슨 소리에요.”

머리에 피가 몰린 찬일은 힘들게 대답했다.

“나 미얀마로가. 거기서 봉사활동하러. 그동안 그거 준비하느냐고 잠시 직장을

쉬었어. 집에서 하도 반대를 해서 그 동안은 PC방에 피신해 있었는데 드디어

부모님이 허락하셨어.“

찬일은 순간 숨이 막혔다. 둘은 한 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

“으쌰. 그랬구나. 그럼 언제 가는데.”

철봉에서 내려온 찬일은 담담하게 말하였다.

“내일 비행기 타.”

“그럼 언제 오는데?”

“글쎄......”

“뭐야 내가 누나한테 어둠을 얼마나 열심히 가르쳐 줬는데 겨우 밥 한번 사주고 영화

한번 보여주고 미얀마로 도피를 한단 말이야? 안 돼.“

찬일은 웃으며 대답하였다.

“치 농담도. 이제 미얀마가면 어둠도 못 하겠네. 너 어둠 네임드 되는 것도 못보고

가는 구나. 내가 돌아올 때쯤엔 최고의 게이머가 되어 있으렴. 물론 법-전 유저로.“

‘농담이 아니야. 누나.’

“법-전은 무슨. 내가 누나가 좋아하는 법전 할거 같아? 난 도-전으로 더 잘한다니까. 난

법-전이 싫어.“

찬일의 입에선 하고픈 말 대신 다른 말이 튀어 나왔다.

“그래그래. 가끔 게임이 안 되면 누나 말대로 거꾸로 세상을 바라보렴. 그럼 안 보던게

보일거야. 그리고 너랑은 반대로 살고 있는 누나 생각이 나서 더 게임도 잘 될걸.“

“치 무슨 말도 안 되는.......”

.

.

.

.

.

.

“저기 김찬일 선수 아이디가 착한제국 이잖아요. 이거 뜻이 뭔가요? 아이디를 이렇게 만든

이유가 뭔가요?”

“아... 아이디 뜻이요”

‘누나 내 아이디 뜻이 뭐에요?’

‘그냥... 다들 착하게 살면 누나가 봉사활동을 가야할일도 없지 않을까’

‘착하게 산다라. ’


착한제국..


‘게임안에서도 게임밖에서도 모두가 착하게 살자는 의미에서 착한제국! 얼마나좋아 ’

‘너 누나 돌아올때까지 그 아이디 써야한다? 그래야 한두명이라도 착해지지..ㅋㅋ ’

‘참나.. 내가 그런다고 사람들이 착해져요? ’

‘그래도 써줘. 니가 만약 정말 유명해지면 한두명이라도 아이디보고 느끼는게 있지 않겠니? ’



누나.......................................................................................





“김찬일 선수? 김찬일 선수?”

“아. 네.”

“아이디 뜻이 뭐냐구요.”

“................... 그냥요. 그냥. 아무 뜻 없어요.”

“아무 뜻 없는 거군요. 전 또 가슴 아픈 러브스토리라도 있는 줄 알았죠.

그럼 다음선수 인터뷰하겠습니다. 들락날락 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