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얼마동안인지 일산 바닥을 벗어나지 않은 내가 불쌍했나보다 친구가 약간 이른 오후에 울집으로 퇴근을 했다 "컴터 없으면 어케 살래" 손님 접대라고 내놓은 빵조각에 음료수 한잔으로 배를 채우던 친구가 툭하니 옆에 와서는 열심히 키보드를 두드리는 내게 한마디 던지고 간다 피식 웃고 말았지만, 사실 요즘 내가 치고 있는 모든 단어들은 럴커에 난도질 당하는 중이다 옵저버없이는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허둥댄채 당하기만 하는 바보처럼. 누군가 자원 몇백원어치에 만들어지는 럴커로 내 가슴을 찢고 도려내도 나는 어쩌지 못해 멍하니 넋만놓고 있을게다 그래도 열심히, 어쩌면 무의하게 계속 주절거릴것이다 지금의 나는 그렇다 전화로는 도통 말을 하지 않은채 뜸들이는 친구에게 시선은 모니터를 주시한채 먼데먼데. 먼일인데 볼륨없는 목소리로 되묻자, 밥이나 사줘. 간단히 할 얘기가 아냐.. 흐음..오늘따라 진지한 친구를 위해 바닥에 붙은 엉덩이를 억지스레 떼어내며 샤워를 했다 머리 말리고 화장을 하고 옷입는 내 모습을 옆에서 찬찬히 지켜보던 친구가 한마디 한다 "야.. 아까 그 히쭈구리한 쫄바지랑 난닝구 차림은 어데로 갔냐.캬캬" "켁. 머냐.. 그거 난닝구 아냐. 나시티야- -.웨~변장하고나니 폼나냐~" 자칭 최지우(@.@)에게 내 변장이 그냥 넘어갈리 없지-_-a... 돌아서면 이걸 잊었네. 돌아서면 저걸 잊었네. 앵간히 뜸들이는 나를 기다리기 지루했던지 현관을 나서자 축 늘어진 친구가 저만치 앞서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