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을 오래 했다는 그 사실이 그렇게 나를 절망으로 떨구고 있다. 마을 한켠에 우두커니 서 있는 나에게 다가오는 사람들의 말이 나를 더더욱 무아로 빠트리며 하늘거리는 오후 다섯 시 십오분. 손을 잡고 사냥터로 달려가던 친구와 하나를 위해 땀을 같이 흘린 동지들과 눈물을 자아내게 하던 영웅들과 그 이야기를 전해주던 어르신들 그리고 내 상처받은 혼을 달래주던 그 여인의 손길 이제는 아무도 남지 않은 이 세상에 나 홀로 무엇을 바라보며 서 있는걸까. 수많은 사람들이 스쳐지나갔다. 수많은 친구들과.. 적들과.. 그리고 존경하던 사람들이 내 눈에서 태어나고 사라져갔다. 이제는 그 누구도 내 말에 귀기울여주는 사람은 없다. 어린아이가 어머니의 가슴에 품기듯이 한때 어린 아이였던 나 또한 사람들의 고운 글 속에 품기고픈 욕심이 있었건만 오늘도 눈에 촛점을 끄고 이 세계를 바라볼 뿐이다. 이미 정이란 것을 잃어버린 자아에게 더이상.. 언제쯤 입에 미소를 짓게 될까... 그 날은 올 수 있을까... - Tewevi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