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 직도를 보며
새로운 차원의 힘을 느꼈다.
늘 18초를 기다려서
이모탈이 해제되길 기다렸던 나와 달리
그는 상대의 무적 상태를
강제적인 힘으로
너무도 손쉽게 풀었던 것이다.
방심한 상대를 기습적으로 죽이는 것과
만반의 준비를 다 한 상대를
단지 힘으로 밟아 죽이는 것은
색깔이 다른 차원의 공격이었다.
나는 직도를 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그 결심을 하게 된 이유 중에 하나는
그 직도가
힘을 너무 아꼈다는 것이다.
단체가 되어 돌아올 보복이 두려웠던 것인지
야배에서 매너를 지키고 싶었던 것인지
어떤 이유인지는 아직도 모르겠지만
그는 그 강한 힘을 가지고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지 않았다.
마치 보석을 집안 구석에 보관하고
혼자서만 조심조심 보는듯 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것이 조금 답답해 보였고
내가 그 봉인을 풀기로 결정했다.
자.. 목표 스펙 설정과
이행방법 검토.
일단 직도라면 리베라토는 기본적으로 있고..
기습을 위해 승급이어야 하며,
무엇보다 '최고의 기습데미지'를 위해서
2풀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나는 광속으로 지존 만들기,
전직 시키기,
전직 후 갓지존 만들기 까지는
어느 누구도 부럽지 않을 정도로
초스피드 성장이 가능했지만
승급이나 전직 이후에
중고서열까지, 아니
포인트를 1, 2풀 만드는 것조차
나에게는 다소 과도한 인내를 요구하는 일이었다.
그래서 나는 1, 2가지 케릭을 깊게 키우는 것보다
10, 20가지 케릭을 다채롭게 경험하는 것이
훨씬 적성에 맞았다.
결론은
2풀을 내가 키우기는 못하겠고
거래를 하기로 했다.
지금은 제한이 되어있지만..
당시는 계정의 거래가 가능했던 상황.
나는 최대한 근접한 케릭터를 물색했다.
역시 희귀했다.
결코 흔하지 않았다 직도는.
갓승이 있거나.. 아니면 체 20만짜리 초고서열 직도가 있거나
그 정도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매우 근접한 최고의 타겟을 하나 발견했다.
직도 승급.. 포인트를 2풀에서 덱스 20-30개 정도가 모자란 상태..
이보다 좋은 케릭은 없었다.
직도라는 매물 자체가 별로 없었기에 시세를 가늠하기도 힘들고
다시 판매가 가능할지 어떨지도 몰랐지만
그런 것을 모두 접어두고
나는 즉시 거래를 신청했다.
'거래완료'
상당히 기뻤던 기억이 난다.
나는 강력한 직도를 보유하게 되었으며..
이번에는 기본적인 무장을 시켰다. (파워쌍, 용각, 골링 뭐 이런 수준. 워커 등등.)
마력도 1만에 근접해서 부족하지 않았고
체력은 승체였지만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 케릭에서만은 내가 거의 취급하지 않는
'캐쉬'도 조금 투자를 해서
멋진 캐쉬 옷들을 입히기도 했던 것 같다.
야배로 진입..
나는 다시 비격들을 노렸다.
가끔 기습이나 습격을 통해서
격수를 죽이기도 했지만
'센서스'가 있는 격수들은 대체로 타겟을 삼지 않았다.
귀찮게 달라붙으면 번거롭기 때문이다.
5만 직법.. 10만 법직..
15만 베라..
나는 당시의 거의 최고서열이라 할 수 있는
30만 법직까지 사살할 수 있음을
확인하게 되었다.
그리고 아주 맛있는 먹이 중에 하나는
12만짜리 비승도가.
(가끔 초 풀무장 비승 12만 도전은. 기습을 꽂아도 안죽는 경우가 많았다.
다만 적갑옷이 해체되면 그 역시 곧바로 저승길.)
비승 도가는 아무리 방패를 끼고 있어도
나의 기습을 견뎌내지 못했다.
방패를 끼고 있지 않았다면
체 10만 정도의 승급도가들도
내 기습을 견디지 못했다.
왜냐하면
'리베라토' 는 도가의 자기보호 (호르라마) 까지도
모조리 해제시켜버렸기 때문이다.
나는 금강을 두려워 하지 않았고
반탄도 개의치 않았으며
기나긴 금강불체의 시간따위를 기다리지 않고
내가 원하는 자를
2-3초 만에 죽이곤 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이 있다.
리베라토가 실패를 많이 하는 마법인데
하이드 상태로 하더라도
머리위에 파란 글로 '리베라토' 라고 뜬다는 것이다.
그러면 당연히 적들은 알아차리고
나는 즉시 타겟이 된다.
나는 그것을 한참 고민하다가..
아마 이미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 (당시는 흔히 퍼지진 않았던 것 같다.)
'스페이스바'를 이용했다.
미리 문열기 스킬에 '우클릭' 을 하고
스페이스바를 넣는 것이다. 즉, 빈 공간..
여백을 넣는다.
그리고 리베라토를 쓰고 2초, 1초 기다리는 동안
(이때는 마법 카운트다운에 2초, 1초 이런것도 안떴다. 떠도 없앨 수 있지만..)
그리고 문열기 스킬을 3번에 두고 3333333333을 꾹.. 누르고 있으면
리베라토가 실패하든 터지든
'리베라토' 글귀가 뜨지 않았다.
비록 기습을 꽂으면
'00님이 무장해체를 가합니다.' 라는 내용의
내 아이디가 노출되는 보안상의 허점은 분명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나를 잡지 못했으며
나에게 다시 죽었으며
떼거지로 돌아오면
나는 도주했다.
정말이지
(나중에는 경험치를 조금 더 해서 완전히 2풀을 만들었다.)
승체에.. 마력은 무장마력 1만 정도..
그저그런 무장에..
고작 2풀의 포인트를 가지고
당시 어둠의 절대지존과 같던 30만 법직을
(그때는 직자의 전설이라 불렸던 것으로 기억.. 연주공격이
모든 균형을 무너뜨릴 정도로 강력해서
아무도 법직에게 감히 도전장을 내밀 수 없었던 것으로 기억.)
1초만에 기습으로
황천길을 보여줄 수 있었던 것은
참으로 놀라운 경험이었다.
그들은 솔직히 이모탈조차 똑바로 하지 않았다.
그냥 가만히 야배에 서 있었다.
모든 것을 초월한 도인처럼
세계를 이미 지배한 대왕처럼
그들은 아랫 것들의 싸움에 관심이 없었다.
자신이 나서면
모두가 죽는 것을
스스로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거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들은 방심하고 있다가
나에게 기습을 맞고 죽었는데
더 중요한 것은
다시 분기에 차서 돌아와서
호르와 콜라와 이모탈을 외우고
열심히 주변 경계를 하다가도 ('걸리기만 해라.. 하면서.')
똑같이
나의 '리베 + 기습'에
저승길을 걷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5번 정도 죽게 되면
그들은 길드원들을 부르고
센서스가 있는 격수들이 오며
나는 접속 해지를 한다.
나는 다른 비승 아이디로 사태를 지켜보며
그들이 물러가면
다시 복귀를 하곤 했다.
웬만한 12만 비승 직자.. 체 10만, 15만 직자..
베라.. 체 20만 직법..
어느 누구도 나를 막을 수 없었고,
ac가 아주 높은 승급 전사가 아니라면
비승이든 승급이든 죽일 수 있었다.
특히 도적은 무장을 열심히 해도
ac가 비교적 낮기 때문에
고서열을 제외하고는 비교적 더 쉽게 상대했다.
(그들은 나를 비웃으며 기습을 꽂았지만
나는 무적이었다. 이모탈..)
다만 아주 조심해야 했던 직업이
바로 무도가다.
요즘에는 무도가가 굉장히 찬밥신세로 보이던데.. (고서열 제외)
나는 어둠을 하는 오랜 기간동안
무도가가 멸시받는 것을 솔직히 거의 못봤다.
그들은 항상 1-2위권을 다투면서
법직이나.. 데빌이나.. 어느 직업이 전성기를 누리든
항상 상위권에 랭크되어 있었다.
특히 야배에서는 반탄과 금강을 가지고
어떤 크래셔나 기습도 두려워하지 않으며
발경으로 상대를 마비시키고
체가 낮은 무적 비격은 달마로 보내는
도가의 무서움은
오랜기간동안 유지됨을 보았다. (지금도 다라만한 원격 공격은 없을 것.)
그래서 승체에 불과한 나는,
그들의 달마신공을 조심해야 했다.
다만 한 가지, 하이드가 있기 때문에
그들에게 발각되는 일은 적었지만
내가 공격을 개시할 때에
나를 추격하는
그들의 '달마신공'은
가히 최고의 위협이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장이 허접한 20만 승급도가 까지는
반탄을 하든 금강을 하든..
나는 개의치 않고 죽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마지막으로.. 도법과의 일전을 빼놓을 수 없다.
도법은 특별한 직업이다.
그 역시 1인 플레이를 하기에 훌륭한 직업이다.
그리고 야배에서 그들은
나와 같이 먹잇감을 찾았다.
특히.. 혼자 있는 도적이나 전사, 도가 같은 격수들은
하이드를 한 도법의 0초 나르를
견딜 재간이 없다.
그러므로 디스펠할 비격이 없는 한
도법은 그들을 즐겁게 요리하다가
한 방에 골로 보내는 것이다. (못 죽여도 나르만으로 고문가능.)
그들은 본능적으로 격수들을 얕보고 공격했다.
(당연하지.. 디나가 없으니까.)
그리고 자연스럽게 나에게도 나르를 걸었다.
하지만 그들은 놀라는 듯했다.
내가 스스로 나르를 풀고 도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대가 되지 않았다.
나의 디나르콜리는 1초..
그들의 나르콜리는 0초..
무한으로 쏟기만 해도
나는 제대로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꾀를 내었다.
그가 있는 곳이 밀레스 배틀장이라면
먼저 루어스배틀장으로 갔다.
호르와 콜라를 내게 외웠다.
이모탈을 외웠다.
거기에다가 가장 중요한
'리플렉토' (반사마법) 까지 외웠다.
그러면 그들은 당연히
밀레스 배틀장으로 간 나에게 나르를 마구 걸고
그 중 한 방은
본인이 맞았다.
그리고 그는 죽었다.
나에게 나르를 안 걸 수도
걸 수도 없는 그는
결국 나르를 걸지만
나르와 디나가 반복되다 보면
결국 또 본인이 나르에 걸린다.
그러면 나는 그에게
밝은 미소를 선사하며
적갑옷 해체를 시전하고 (안통해도 상관없다. 무장이 낮은 비격이라.)
기습을 꽂았다.
때로는 습격으로 가볍게 보내기도 했다.
그렇게 나는 직도로..
당대 최고서열의 비격들,
비승에서 가장 높은 비격들,
전사를 제외한 12만의 도가와 도적들을
나의 뜻대로 언제든지 저승길로 보내었다.
나는 한참동안 그것을 즐기고 누렸으며
그리고 그 즐거움이 소원해질 때쯤,
다시 예전의 도전케릭으로 돌아갔다.
아니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그동안 사람들이 체력이
상당히 상향평준화 된 것이다.
더이상 3.8의 도전 크래셔로는
죽일 수 없는 이들이 너무 많아졌다.
하이드와.. 적갑 적무기 매드 암살 크래셔의
손맛은
오직 일격필살에 있는데
나의 크래셔를 견디는 이들이 많아졌다.
그래서 나는
18만 도전 케릭터를 구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