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은 편 방에 거주하는 사람은 항상 불을 끄고 생활하는
것 같다.
내가 거주하는 방의 창문 맞은 편에 창문이 있는데 거의
불이 켜진적이 없기 때문이다.
가끔 방 안의 공기를 환기시키기 위해 창문을 활짝 여는데..
하루는 칠흑같이 어두운 늦은 새벽에 어두컴컴한 맞은 편
창문에서 창백하고 가느다란 팔 한짝과 손 끝에 쥔 담뱃불
하나만 달랑 나와 있어서 굉장히 놀라서 한동안 꼼짝도 못
하고 그 자리에서 얼어버린 적이 있었다.
그리고 또 몇 일 전, 그 날 일을 잊고 있다가 문득 생각나서
혹시나 싶어서 살짝 봤는데 하필 그 타이밍에 불 꺼진 맞은
편 창문으로 어두워서 제대로 보이진 않지만 하얗고 창백한
얼굴과 팔의 실루엣에 선명한 담뱃불을 보고 또 어찌나 놀랐
는지...
그 창문 이제 쳐다보질 못하겠는데 오늘 또 늦은 새벽 주위가
조용해지니 들리는 맞은 편 창문 여는 소리와 환기 때문에 살
짝 열어둔 내 방 창문틈 사이로 슬며시 들어오는 담배 냄새...
티비 불 조차 안보이는 방에 불 끄고 저리 생활하는 거 보면
정신세계가 평범한 사람같진 않고..
님들 저 진짜 무섭네요
ps. 이 글 다 쓰자마자 밖에서 천둥쳐서 또 깜짝 놀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