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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들께 보내는 편지 세오
[곤]첫캐릭
1150 2018.05.10. 16:06

내가 첫캐릭을 만든건
98년 겨울 아현동의 한 피시방에서다.

그 근처에서 살던 친구가 스타에 빠져
피시방에 자주 끌려가던 때였다.

영혼없는 한판을 끝내고
친구가 다른 방에 들어가 열심히 트롤링을 할때
내 눈에 들어온 방패 모양의 아이콘(지금 생각해보면 체력모양 아이콘이다)

당시 서양식 판타지에 빠져있던 나는
단지 아이콘과 게임 이름이 마음에 들어 클릭을 하고
판타지는 전사! 라는 이상한 공식에 전사를 만들게 되었다.

캐릭터를 처음 만들고 접속하면 나오는 신전
지금은 체력이나 마나를 사거나 기술,마법을 업그레이드 하러 가는 그곳
가끔 체마를 사러 올라가게 되면 그때 생각이 들기도 한다.

신전을 나와 마을 곳곳을 헤메이다 알게된 우드랜드라는 사냥터.
처음 지급된 평민옷과 목도 방패를 들고 용감하게 우드랜드에서 뱀을 잡았지만
몹보다 사람이 더 많은 관계로 랩업은 순탄하지 못했다.

그래도 조금씩 랩업을 하면서
포인트라는걸 찍게 되는데
여기서 최대의 병크를 터트리고 만다.

바로 위즈를 찍은것.

힘 인트 위즈 콘 덱스
보통 전사는 콘 64를 찍고 나머지는 힘을 찍는게 전사의 정석이지만.
당시의 나는 그날 처음 접속한 완전 쌩초보로서 아무런 정보가 없는데다.
위즈의 스펠링을 잘못 이해하고 웨이스트라 읽고 이것이 체력이구나 라고 생각했다.

10랩이 되고 계정을 들지 않아 더이상 경험치를 획득할 수 없다는 메시지가 나오고
데모버전인가 라는 생각을 하다가.
뒤에 있던 꼬마가 알려줘서 비로소 어둠에 대한 기초 상식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위즈를 찍은 내 첫 전사캐릭은
동네 꼬마의 비웃음과 함께 다시는 빛을 ** 못했다.
물론 캐릭이 삭제된건지 접속이 안되기에
동일 아이디, 동일 직업으로 지금은 어엿한 전사지존이다.
갓지존에서 더이상 키운적은 없지만 말이다.

집이나 기숙사에서 인터넷을 할 수 없는 환경이라,
계정을 끊어서 게임을 한다는 생각을 할 수 없던 시절이라.
주말이나 가끔 회사 동료들과 피시방을 갈때마다.
어둠이 되는 피시방을 찾았지만 그다지 많이 없어
10랩짜리 캐릭들만 우후죽순 키우던 그 시절

속도가 느려 17~19메가에 불과한 어둠을 다운받고 설치하는데만
30분, 한시간씩 걸리던 그 시절

그 시절이 그리운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