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비가 오는 날이면
감성이 주체하기 힘들 정도로 차오른다.
마치
무엇에 홀린 것처럼
우산을 들고
아침부터 길을 나섰다.
처음에는 그저 노래를 흥헐거리며
목적없이 걷기만 하다
다리가 아파져 은행 앞 계단에서 비를 피하며
쉬면서 지나가는 사람들과 차들을 구경하고
배가 고파져 식당을 찾아 많은 시간을 마냥 걷기만 했다.
허름해보이지만
맛있는 냄새가 풍기는 백반집을 찾아들어가
김치찌개를 시켰고
곧 자반과 부침개를 반찬으로 만찬이 차려졌다.
그렇게 하루종일 걷고 또 걷고
수많은 감정의 편린들이 스치고
집으로 돌아와
샤워기의 물줄기에 모든것을 씻어내려버리고
피곤하지만
아무것도 얻은것이 없지만
내 마음은 풍족하여 만족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