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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들께 보내는 편지 세오
눈물젖은 짜장면 - 2 [完]
878 2019.01.01. 23:03


환골탈태한 계정을 미치도록 가지고 싶었지만, 당시의 나로써는 방법이 없었다.

정기결제를 하자니 환골탈태까지 할 자신도 없었을뿐더러, 엄마한테 걸리면 죽음이었다.


많은 생각을 해보았으나 도저히 좋은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가질수 없는거 부셔나버리자라는 생각으로, 그 도가에게 무척이나 덤볐던 것 같다.

그러나 그런 나를 반겨주는 것은 그저 뮤레칸아저씨 였을뿐 . .


하도 덤벼댄 내가 귀여웠던 것인지, 아님 동정과 연민이었는지 그 사람은 나에게 귓속말을 걸었다.

시시껄렁한 얼마간의 대화후 그 사람은 내게 제안을 하나 했다.


" 이 아이디랑 비밀번호 사실래요? "


그건 너무도 달콤한 제안이었기에, 나는 거절할 수 없었다.


" 얼마에 파실건가요? "


나의 물음에 그 사람은 거침없이 대답했다.


" 3억이요. "


나는 곧바로 실망하지 않을수 없었다.

당시에 3억이면 매우 큰 돈이었다.

나의 가장 소중한 아이템이었던, 붉은색목도리를 팔아도 충당할 수 없는 금액이었다.


" 그 정도 돈은 없어요. . "


그 말에 그 사람은 더 달콤한 제안을 하였다.


" 아이템도 괜찮아요. "


그 순간 나는 조금이라도 돈이 될거같은 아이템들을 모조리 끌어모으기 시작했다.

밀레스마을에서 구걸해서 번 돈도, 갑부친구에게 선물받은 아이템들도,

전부 다 아이템창에 세워 값어치를 계산해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다시 한번 실망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기껏해봐야 1억도 안되는 푼돈이었기 때문이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가진 아이템들을 나열하며, 그에게 물었다.

그리고 돌아온 뜻밖의 대답.


" 음. . 좋아요. 거래하죠. "


나는 혹시나 그의 마음이 바뀔까, 그에게 아이템을 모조리 넘겨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받은 그의 아이디와 비밀번호.


서둘러서 입력해서 들어간 그 아이디는 그야말로 여지껏 경험할 수 없는 신세계였다.

그토록 꿈에 그리던 구양신공과 달마신공을 난사해보며, 멋진 스킬이펙트에 넋이 나가버렸다.


그렇게 한창 캐릭터를 구경하던 도중, 엄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짜장면 먹자! "


엄마의 말을 듣고 게임을 종료하고, 기쁜마음으로 짜장면을 먹으러 갔다.

식탁에 앉아 비닐을 뜯고 짜장면을 비벼 한젓가락 넣는 순간.


갑자기 무언가 쌔한 느낌을 받은 것은 기분탓이었을까?


그런 느낌을 뒤로한 채 짜장면을 먹는데 집중하였지만,

자꾸만 떠오르는 불길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짜장면을 반쯤 먹었을까?


불안감에 참을수 없던 나는 짜장면을 뒤로하고, 다시 컴퓨터앞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새로 산 도가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재빠르게 입력하는 순간,


' 비밀번호가 틀렸습니다. '


그랬다.

나는 보기좋게 그 녀석에게 속아넘어간 것이었다.

아이템을 받아먹었던 그 녀석의 다른아이디에 귓속말을 보내보았지만, 무용지물이었다.


인생에서 처음으로 당해보는 사기극이었다.


얼른 짜장면을 먹으라는 엄마의 부름에 나는 힘없는 발걸음으로 다시 식탁으로 향했다.

그리고 짜장면을 젓가락으로 집어드는 순간, 내 눈에서 투명한 눈물이 뚝하고 떨어졌다.


그렇게 . . 나는 그날 눈물젖은 짜장면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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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어린마음에 당시에는 큰 상처였지만, 지금은 그저 추억이네요.

이아서버 갑부x, 데쓰히x 이 두 아이디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답니다.

웃지도 울지도 못할 이 추억을 선사해준 '그 녀석'에게 감사의 말을 전해드리며. . .


눈물젖은 짜장면 [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