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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들께 보내는 편지 세오
죽음의마을
419 2020.03.12. 10:16


아침부터 죽음의마을 좀비들은 바빠졌어요
주말을 맞은 아침이기도 했고 용사들이 곧 몰려들어 자신의 힘을 과시할 시간이기도 했거든요
분주한 죽음의마을 좀비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용사들을 기다리며 어떻게 그들을 놀래켜볼까?하며
최대한 무서운 표정을 짓고있었지요

샤샤샤샤샥

제일먼저 죽음의마을에 달려온 한 남전사가 좀비에게 크래셔를 날리며 말했답니다

'오늘 니넨 다죽었어'

'크오오오'

괴성 아닌 괴성을 내며 온몸이 찢겨지는 고통을 참아내는 좀비는 잠시 소멸되었다 소생하는걸
반복하면서도 지금 하는 일에 내심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어요
어제 온 용사가 오늘은 더 강해져서 와있고 , 내일은 또 얼마만큼 강해져있을까 기대하곤 했거든요
지금 자신에게 크래셔를 날린 전사도 처음에 왔을때보다 훨씬 강해진게 피부로 느껴졌어요
그러니깐..꽤나 오래전에 이 남전사는 좀비들을 보곤 엉엉울며 피해다녔던 시절도 있었어요

'무..무서워...몸이..안..움..직..여..'

'으하하하'

그랬던 남전사가 이젠 어엿한 마이소시아의 용사가 되어서 큰 검을 차고 늠름해졌으니
좀비는 한편으론 뿌듯하면서 또 그를 응원하기까지 했답니다
죽음의마을 좀비들이 늘 일을 마치고 교대를 하곤 씻으러 들어가기전 자기들끼리 담소를 나누곤했는데
오늘은 어떤 용사가 얼만큼 강해져서 와가지곤 자신을 공격했느니 , 또 겁에질린 용사도 있었다느니
무용담을 이야기하면서 하루의 마침표를 찍곤 했어요

하지만 그들의 낙이자 즐거움이였던 대화는 오래가지 못했답니다

이상했어요
오늘 죽음의마을에 들어서는 용사들은 하나같이 움직임이 기괴하고 표정들이 창백했거든요
기술을 날리곤 저 멀리로 순간이동해서 사라져버리고 좀비들의 기괴한 표정에 두려워하는 용사는 없었어요

그저 죽이거나 혹은 죽거나만 존재하는 그들의 눈빛에 좀비들은 의아함을 느끼는 좀비들
그리고 늘 부드러웠던 마이소시아의 움직임이 버벅거려지고 이상해짐을 느끼는 좀비들

결국 죽음의마을은 정말 죽음의마을이 되버렸어요

좀비들이 자신들의 감정을 쏙 빼버리고 기계적으로 움직이게끔 손을 썼거든요
이제 그 아무도 죽음의마을에서 대화하는걸 못보게 되버렸고 죽음의마을은 가장 조용하지만
스킬 소리만 들려오는 곳으로 변해버렸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