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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들께 보내는 편지 세오
우리는 별이오 [2]
869 2021.11.08. 04:46






  어둠의전설에 돌아와 처음 사냥을 하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예전 같은 경우,
  한 달을 꼬박 해야 모을 수 있는 경험치가
  한 시간 만에 찍혀 있는 것 아닌가.

  좋았다.

  내가 지난 수년간 했던 고생이
  아무것도 아닌 게 되는 허무함보다
  앞으로 내가 쌓아 갈, 또 키워 갈
  미래에서 오는 기대감에 살짝 흥분됐다.

  사냥 시스템도 상당히 편리했다.
  게시판에 팀을 모집한다는 글을
  올리지 않아도 됐고,
  대기실에서 팀원을 모집한다는
  애걸복걸을 하지 않아도 됐다.

  그냥 본인이 하고 싶을 때
  퀵던전 아이콘을 눌러서 입장하면 된다.

  만나는 팀이 마음에 들면 계속하면 되고
  만나는 팀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나갔다가
  다시 시작하면 된다.

  어둠의전설 사냥이 놀라울 만큼 변했다.

  마치 최신 모바일 게임처럼
  유튜브나 넷플릭스처럼
  하고 싶을 때 키고
  나가고 싶을 때 끄면 된다.

  사냥 시간도 딱 좋다.
  시작해서 30분 남짓이면 끝난다.
  더 하고 싶은 사람은 계속하면 되고
  그만 하고 싶은 사람은
  나가서 제 할일을 하면 되니
  사냥에 대한 압박도 부담감도 없다.



  하지만 사냥을 하면 할수록
  내가 더 놀란 것은
  아무도 말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만날 때, 헤어질 때
  인사를 하는 사람도 드물었고,
  사냥을 하는 중에 말을 꺼내는 사람도 없었다.

  물론 사냥 도중에 가벼운 대화나
  친목이 사라진 것이
  처음 있는 일은 아니었다.
  내 개인적인 기억으로는
  2000년대 중반 텔레포트 깃털(순간이동)의
  등장부터 사냥 도중 말이 없어졌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 만큼은 아니었다.
  퀵던전에 입장하면
  누구도 서로를 반가워하지 않는다.
  "ㅎㅇ"라는 짧은 인사,
  어쩔 때는 그런 말도 없이
  그냥 묵묵히 기계처럼 사냥을 개시한다.

  이미 자동으로 그룹은 되어 있다.
  하다가 급작스레 나가게 될 일이 생기면
  그냥 리콜을 누른다.
  없어진 사람이 접속종료를 했는지
  다른 곳으로 사냥을 갔는지
  119가 떴는지
  아무도 궁금해 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