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려고 하지 말 것
인생은 남기려고 한다고 해서 남겨지는 게 아니다
남기려고 하면 오히려 그 남겨지는 게 아니다
남기려고 하면 오히려 그 남기려는 것 때문에 일그러진 욕망이 된다.
인생이란 그저 사는 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정말 아니다
차창 밖으로 산과 하늘이 언덕과 길들이 지나가듯이 우리의 삶도 지나가는 것임을
길다란 기차는 연기를 뿜어대며 길게 말한다.
행복과 사랑 근심과 걱정 미움과 분노 다 지나가는 것이니
마음을 비우라고 큰 소리로 기적을 울린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슬픈 날엔 참고 견뎌라.
즐거운 날을 오고야 말리니 마음은 미래를 바라느니 현재는 한없이 우울한 것
모든 것 하염없이 사라지나 지나가 버린 것 그리움이 되리니
왜 술잔에 술을 가득 채우나
한 방울 남김없이 깨끗이 비우기 위함이다.
왜 인생의 잔을 충만히 채우려 할까.
하나도 빠짐없이 비우고 흙으로 돌아가기 위함이다.
채웠으면 또 텅 비워야 술잔이요 인생의 잔인 것을 한 순간도 마음속에서 잊지 말아야겠다.
어쩌다가 생겨나 지상에 잠시 머물다가
언젠가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가야 한다.
삶의 흔적이야 얼마쯤 남겠지마는 이것도 세월 가면 깨끗이 지워지고 마는 것이다.
뭘 너무 많이 이루려고 조바심하고 욕심내지 말자.
돌아가는 그 날까지 하루하루 맘 편히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