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한 번째 디저트
초저녁에도 입김이 피어오르는 계절이 어김없이 서른 한 번째 찾아왔다.
갖은 고민들을 안고 스스로 다독이고 다짐하며 어김없이 새해도 같이 찾아왔는데
내가 한해 두해 나이를 먹어가며 풍화된 걸까
벌써 과거가 된 1월 1일이 이유인 걸까,
나의 다짐과 용기들은 온데간데없고,
매년 새로운 이란 말에 어울리지 않게 시리도록 춥고 버거울 만큼 무겁다.
이것은 비단 내 육체가 겨울을 맞이했다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흔하디흔한,
마음의 문제이겠지
나는 나 스스로보다는 타인을 더 챙기고, 손해를 보는 게 익숙한
내 마음속 말 한마디조차 제대로 외치지 못하는
흔하디흔한,
애 둘러서 좋은 말로는 착한, 직설적으론 바보라고 불리는 사람들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주로 이맘때쯤 하는 다짐은 별게 아니라 이제부턴 조금 더 나를 위한 삶을 살자!이지만,
사람 고쳐 쓰는 것 아니라는 격언을 다름 아닌 나 스스로에게 느끼면서 역시나,
다짐 역시도 과거가 되어 한걸음 딛다가도 주춤거리며 돌아오고 만다.
바뀌고 싶은 게 아니라 이마저도 좀 바뀌라 말하는 사람들의 눈치를 보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매번 새해가 밝아올 때마다,
이상과 이성의 줄다리기로 주춤거리는 내게 건네진 상투적인 인사들 사이에,
매번 서툴게 혹은 길지 않게 진심을 담아 담백하게 마음과 힘을 건네주는 사람들이 있다.
네가 달리 바뀌지 않아도, 그대로여도 괜찮아. 그래서 고마워
라고 말하는 것 같은 그 고마운 마음들은,
내 안에서 힘찬 원동력이 되어 여전히 착하고 바보 같은 사람으로 있을 수 있게 해준다.
누군가 고작 이런 일로 마음을 주고 여전히 그렇게 살겠냐고 물어볼 수 있지만
이것이 내겐 위안이고, 힘이고 희망이다 답하겠다.
고작 인사 따위에 위안이니 힘으로 삼겠냐고 생각한다면
고작 인사 따위에서 얻을 수 있는 행복조차 모르는 사람인 거겠지.
어찌 됐든, 나도 서툰 사람이라.. 음..
항상 고맙습니다..
라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