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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들께 보내는 편지 세오
비 개인 오후
395 2022.12.07. 20:14

그녀는 기억하고 있을까.

그날은 아침부터 촉촉히 비가 내렸다.

그리 끈적이지 않게 며칠간의 먼지를 말끔히 씻어내려는 듯

머릿속까지 시원하게 느껴질 만큼 상쾌한 비였다.

비가 막 개인 투명한 하늘아래 그녀가 내 못생긴 우산을 예쁘게 접어주었다.

새하얀 구름 뒤에 빨간 태양이 이제 막 빼꼼이 고개를 들고

시원한 바람틈 사이로 그녀의 머리칼이 흩어졌다.

그때부터였을까.

그 후로 지금까지 줄곧 터질것 같은 심장을 참아야만 했다.

오늘도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

상쾌한 오후가 되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