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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2역 하다가 사람 울린 이야기
제보자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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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셉, 비매, 기술서>
어둠의전설에서 여러 캐릭터를 키우다보면 나도 모르게 컨셉을 잡을 때가 있다.
어떤 캐릭은 항상 예의바르고 친절하게 상대가 시비를 걸어도 우아하게 받아치는가 하면,
어떤 캐릭은 조금만 건드려도 바로 오만가지 욕을 해버리는 그런 플레이를 하곤 했다.
왠지 성직자를 키우면 넓은 마음으로 상처를 치료해주는 친절한 사람이어야 할 것 같았고,
도적을 키우면 못된짓을 하고 막 나가야 할 것만 같은 그런 기분으로 게임을 플레이 해 왔다.
당시 X친놈으로 유명한 모 길드의 캐릭이 언제나처럼 밀레스에서 악을 쓰고 있었다.
나는 그것을 보자마자 도적 캐릭으로 들어가서 키보드 배틀을 뜨기 시작했고 서로가 온갖 비난을 하며 욕을 주고 받았다.
"현실에서 얼마나 처맞고 다녔으면 여기서 여포인척 설치노?"
"너는 현실에서도 여기서도 나한테 처맞음."
"응 방구석 여포, 현실 초선 ㅎㅇㅎㅇ"
"초선한테 개처맞고 안방가서 이르는거 눈에 선함~"
그렇게 주구장창 욕 무료나눔을 즐기다가 잠시 소강상태에 이르렀을 때가 성직자 캐릭의 등반 타이밍이었다.
나는 다시 예의바르고 친절한 손가락으로 갈아끼운 뒤 성직자로 접속을 했다. 바로 퀵던전을 눌러 사냥을 하던 중,
방금 전까지 나와 싸우던 악동 녀석이 퀵던에 난입했다.
"안녕하세요?"
"ㅎㅇ"
나는 예의바르게 F를 누르고 1 + enter로 인사를 했고 그는 가볍게 내 인사를 받아주었다.
한창 등반을 하는 중이라 홀리 쿠라네라는 Lv2였고 마나도 그리 많지 않았기에 그는 나에게 시비를 걸었다.
"풀피좀;"
"ㄷㄴ"
"ㄴㄴ"
"빨리좀."
밥 달라고 떼쓰는 어린아이처럼 하루종일 쫑알거리는 모습이 굉장히 꼴보기 싫었지만,
지금의 난 모든 것을 인자한 미소로 넘길 수 있는 성직자.
"성직자 처음 키워보는데 승급한지 얼마 안돼서 익숙하지가 않네요 죄송해요 ㅜ"
그렇게 말을 하자 그는 잠시 멈칫하고는 잠시 후 대답했다.
"ㅇㅇ 그럴수있지"
나는 피식 미소를 지으며 열심히 힐과 디스펠을 했고 마침 보스는 미확인 기술서를 떨어뜨렸다.
밀레스 여관 앞에서 기술서를 확인하고 있는데, 그가 다가왔다.
"님 머 좋은거 뜸?"
"저 일리안소환4요 ㅠ"
내 말풍선이 사라지기도 전에 그는 나에게 교환을 걸어 홀리쿠라네라 3,4와 움 1,2,3을 줬다.
"이거 쓰셈"
"앗.. 감사합니다 ㅠ 안주셔도 괜찮은데"
"ㄴㄴ 님 착해보여서 선물임"
나는 그의 태도에 웃음이 터져서 방긋 방긋 웃으며 키보드를 두들겼다.
그렇게 그와 함께 잠시 대화를 나누던 중 나는 한 가지 재밌는 일이 생각났다.
도적 캐릭으로 지금 들어오면 어떨까? 생각만으로도 웃음이 나왔다.
생각이 끝나자마자 나는 도적캐릭으로 접속해 밀레스 여관 앞으로 가 시비를 걸기 시작했다.
"물소 새X 여자 캐릭 옆에 딱 붙어서 또 머함?"
"꺼져라 진짜"
"ㅋㅋ 여캐 뒤에 털 숭숭난 아저씨 있을거 뻔한데 또 뭐 갖다바쳤노?"
"그런거 아님; 이분은 니같은 놈이랑 다른 사람임"
그의 말에 나는 현웃이 터져서 잠시 키보드에서 손을 뗐다. 뭘 다른 사람이야 처 같은사람이구만.
나는 성직자 캐릭으로 "?"를 치고 모르는 척, 순진한 척을 했다.
"ㄴㄴ 신경쓰지마셈 이상한놈임"
"이상한건 니겠지. 쟤 갑자기 저한테 시비걸고 패드립치고 그랬어요."
"내가 언제? 니가 먼저 시비걸었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나에게 그의 못됨을 일러바치면, 그가 나서서 나에게 해명을 하는 상황이 어이가 없었다.
나는 쐐기를 박기 위해 말을 이어나갔다.
"직자님. 님이 보기엔 어떰? 누가 먼저 시비 걸었을 거 같음?"
"음.. 글쎄요. 제 생각에는..."
아마 녀석은 침을 꿀꺽 삼켰을 것이다.
"제 생각은 뭘 제 생각이야 이거 난데 XX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그는 뇌가 고장이라도 난듯 물음표를 하나 띄우고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ㅋㅋㅋㅋㅋ 님 뭐함? 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직자와 도적의 콜라보 웃음파티에 그는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듯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홀쿠 꺼억~ 움 꺼억~ 존맛탱~~까르르르륵"
가만히 있던 그는 한마디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
"아 XX진짜 XX인가."
내 생각에 그는 아마 울고 있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