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게임실행 및 홈페이지 이용을 위해 로그인 해주세요.

시인들께 보내는 편지 세오
추락과 비상 사이
312 2025.05.16. 13:17

날개를 잃고 바닥에 곤두박질치며 떨어진 나에게,
이유를 묻지 않고 부서진 날개를 다듬고 고쳐주던 이.

자상한 보살핌에, 예전보다 더 뻣뻣하고 멋진 날개가 완성되던 날.
힘찬 날갯짓으로 하늘 높이 떠오르던 나를, 슬픈 눈으로 바라보던 이.

한참의 시간이 흐르고,
다시금 깃털이 빠진 날개가 나를 지탱하지 못해 땅으로 곤두박질쳤을 때.

더 이상 너는 없었다.





누군가 말했다.

모든 걸 잃었을 때 곁에 있는 사람은 절대 놓쳐선 안 되고,
모든 걸 가졌을 때 떠나는 이는 반드시 걸러야 한다고.

깃털을 주워 담아, 손수 날개를 고치며 살아가는 이가
추악했던 시간을 그리움으로 포장해 노래를 부르는.

오늘은, 하늘이 비를 내려 대신 울어주는 비 오는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