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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들께 보내는 편지 세오
항해와 자유의 영광 -(2)
279 2025.06.23. 03:09

-1편에 이어서


세 번째 생존자, 50살의 중년 남성.
이 남자는 청년 시절 고위 관료 시험에 합격하여
고위 관직들을 두루 지내고 승선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재상을 지내던
소위 말하는 높으신 분들 중 하나였다.
그러던 그가 자신의 나라를 떠나는 수모를 겪은 이유는
왕이 바뀌고, 새 왕이 자신의 심복으로 재상을 바꾸기 위하여 그에게 은퇴하라는 명령을 내렸기 때문이었다.
단순히 은퇴해달라는 내용이었다면 그는 조용히 물러났을지도 모르지만, 문제는 새로운 재상으로 지명된 인물이
나라의 크고 작은 범죄들에 엮여 있던 것이 문제였다.
그는 왕에게 '이제 저는 나이도 많이 들었고 재상까지 지냈으니 은퇴하여야 할 때가 왔노라고
스스로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제 후임자에 대한 문제가 많으니 다른 사람으로 교체해 주십시오.'
라는 부탁을 하였으나 왕은,
"내가 재상 하나 새로 임명하겠다는데 무엇이 문제이더냐. 어서 빨리 내려가거라." 라며 거절하였다.
그러자 그는 조용히 입을 열며
"폐하, 사실 그자는 저의 부모님을 죽인 원수이며, 수십만 백성들에게 돈을 낼 것을 강요하여 재산을 축적하였고
그에게 억울하게 목숨을 잃거나 희롱당한 여인들이 무려 7천명이나 되옵니다. 제발 명을 거두어 주십시오."
라고 간곡히 부탁하였다.

그러나 왕은, "10년 전에 네 부모를 죽인 것은 사실 나였다. 네놈이 하도 우리 아버지에게 뭐라 하길래
나도 네놈에게 복수를 한 것인데 무엇이 문제더냐? 백성들도 사실 내가 시킨거고 걘 그저 행동대장일 뿐이었어" 라는
어처구니가 없다 못해 천하의 패륜아나 할 법한 언어를 사용해 그를 조롱하였다.
그러나 그는 왕이라는 절대자 앞에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노인일 뿐이었다.

재상직에서 쫒겨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 새 왕과 새 재상에 의하여 그는 도망자 신세가 된다.
그의 목에 걸린 현상금 1백억 골드가 걸렸고
이는 무려 왕국의 가장 비싼 땅에 집을 세 채나 살 수 있을 정도의 돈이었으니,
왕국의 국민들은 그를 잡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었고, 그는 계속 도망치며 어찌어찌 숨어 살았지만
아내와 자식들은 미처 지키지 못하고, 그들은 왕국 수도의 광장에서 처형당하는 수모를 겪게 된다.
그는 슬퍼할 겨를도 없이 도망다녀야 했으며, 그렇게 도망자 생활도 3년이 흐르고,
이젠 더 이상 도망갈 곳이 없던 그는 마지막으로 해운업을 하는 친구를 찾아가
배를 빌려 도망치고자 하였고, 과거 그에게 도움을 받아 해운 회사를 차렸던 그의 친구는
군말없이 배를 빌려주었다.

원래는 그 혼자 떠나려고 하였으나, 항해라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아주 잘 알던 친구가
혼자 망망대해를 떠도는 것은 위험하다며 말렸으나, 정부의 탄압을 피하여 도망가야 했던 그는
(그는 잡히면 무조건 사형이었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나는 무조건 도망가야 하네, 안 된다, 위험하다 이런 소리 하지 말고 제발 날 좀 도와주게."라며
애원하였고
그의 애원을 들은 친구는 "새 국왕이 즉위한 이후로 자네 같은 도망자 신세인 이들이 많으니,
이들을 데리고 함께 가는 것이 어떤가? 내가 그런 사람들을 많이 알고 있지." 라며 동료들과 함께 갈 것을 부탁하였고
자신과 같은 도망자 신세인 사람들을 함께 구원할 수 있다는 생각에 그가 수락하며,
자유를 향한 항해가 시작되기에 이른다.

-3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