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부터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소년의 아버지가 병으로 갑작스럽게 돌아가시게 됩니다.
아버지의 장례식이 끝난 이후 어머니는 소년에게 충격적인 이야기를 꺼내게 되는데
내용인즉슨 소년의 아버지는 과거 마을 사람들에게 막대하게 돈을 빌려 땅을 사 농사를 짓기 시작한 것이었고,
소년의 아버지가 돌아가신 마당에 누나는 멀리 시집을 가버렸고
형은 다리에 장애가 있어 농사일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소년이 어머니와 둘이서 농사를 지으면서 빚을 갚는 건 불가능했고
결국 소년과 어머니는 아버지가 남긴 빚을 갚기 위해 땅을 전부 팔기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래도 빚이 남아있자 소년은
"어머니, 마이소시아에 가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고 하니 마이소시아로 넘어가 돈을 벌어 오겠습니다." 라며
마이소시아행을 설득했고 소년의 형을 부양해야 했던 어머니로서는
그의 마이소시아행을 설득할 수가 없었습니다.
메데니아에는 그가 일할 만한 일자리가 별로 없었기 때문이었죠.
그렇게 소년은 마이소시아로 떠나게 됩니다.
마이소시아에 도착한 소년은
맨 먼저 밀레스마을의 직업신전에 찾아가 직업을 구하게 됩니다.
다만 1년 전에 메디나가 추천했던 전사가 아니라 도적의 길을 걷게 되었어요.
소년이 도적을 택한 이유는 아무래도 마이소시아에선 도적이 귀한 몸인 만큼
도적이 되어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었을까요?
그렇게 소년은 도적이 되어 열심히 사냥을 하면서 돈을 벌고
밤에는 식당의 각종 심부름을 하며 열심히 돈을 벌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약 4개월 정도가 흘렀고 소년은 지존이 되었습니다.
소년은 그렇게 마이소시아에서도 열심히 일을 하던 와중에
어느 날 그가 일하던 식당에 한 여자가 찾아오게 되었고 소년은 그녀의 얼굴을 보고 깜짝 놀라게 됩니다.
네, 그녀는 메디나였던 거죠.
두 사람은 서로를 알아보았고 메디나는 식당에서 밥을 다 먹자마자 조용히 소년을 밖으로 불러 대화를 하게 됩니다.
"메디나 씨, 죄송한데 전 지금 일해야 되거든요. 아쉽지만 나중에 대화하면 안될까요.."
일 때문에 어쩔수 없이 돌아가려는 소년을 메디나는 그냥 보내 줄 수밖에 없었죠.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돌아가는 소년의 손에 그녀는 쪽지 한 장을 쥐어주면서
"일 끝나고 열어봐 주세요." 라며 귓속말로 속삭였고
소년은 매우 기뻐하면서 일이 끝나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저녁 10시, 일이 끝나고 그는 조용히 쪽지를 열어보았습니다.
쪽지에는 '오늘 밤 11시에 시약상점 앞으로 나와 주세요." 라고 적혀 있었고
소년이 그 쪽지대로 11시에 시약상점으로 나오자 정말로 그녀가 나와 있었다.
그녀가 소년을 보고 반가워하면서
"추운데 저희 집으로 가실래요?" 라고 물었고 소년은 그녀의 제안에 승낙하며
네.. 그런데 괜찮으시겠어요? 아무래도 남자를 들이는 게.." 라고 더듬자
"괜찮아요. 지금은 애인이랑 헤어지고 혼자서 살거든요. 그리고 멀리서 오셨는데.." 라며
그를 자기 집으로 데리고 갔다.
그녀의 집에 도착하자 메디나가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아참, 나이랑 이름도 안 물어봤네, 죄송한데 나이랑 이름 좀 물어봐도 될까요? 전 올해로 25살이네요"
"네, 제 이름은 체터, 18살이에요."
소년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메디나가 말하길
"어머, 겉보기에는 나보다 훨씬 어른인 줄 알았는데.. 7살이나 어리다니, 말 편하게 해도 될까요?"
소년은 그러라고 했고 메디나는 계속 대화를 이어갔다.
"말 편하게 할게, 체터, 너는 그런데 왜 도적이 된 거니?"
체터는 마이소시아에 오게 된 일을 메디나에게 전부 이야기했고
메디나는 남은 빚의 액수를 묻더니
소년이 "마이소시아 돈으로 한 15억 골드 정도 남은 거 같아요." 라고 말하자
"야, 그 정도는 난 일주일이면 모으거든? 그 정도는 그냥 내줄테니까 나랑 같이 성장 좀 하자" 라며
같이 다니자고 제안한 메디나였습니다.
그러자 체터가 다시 물었죠.
"갑자기 왜 저를 그렇게 챙겨주려고 하는 건가요? 겨우 엔도르 가는 길 하나 찾아줬다고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을 거 같은데.."
메디나가 대답했습니다.
"사실 그 엔도르 임무 엄청 중요한 거였거든. 그때 원래는 다 같이 한꺼번에 가기로 했는데, 내가 그때 만나던
남자친구 때문에 늦어져가지고 배를 놓쳤어, 그래서 그냥 가지 말까 하다가도 나 없으면 조사에 지장이 생기고
균열이 커져서 위험해진다나 뭐라나... 아무튼 내가 메데니아 지리를 1도 모른다고 하니까
아예 메데니아 지도를 주면서까지 빨리 가라고 하더라? 하도 애원하길래 배를 탔는데
내가 또 바보같이 지도를 집에다 놓고 배를 타는 바람에.... 덕분에 도착 계획이 이틀이나 늦었거든
조사단장한테 욕 엄청 먹었지, 니가 없어지는 바람에 어렵게 지원을 불러서 겨우 막았다느니 하면서 이럴거면
왜 임무에 지원해가지고 어쩌고저쩌고... 그거 내가 안 간다고 한거 지가 억지로 이름 넣어놓고서는
그 XXX 진짜.......(중략).. 어휴 생각만 해도 참 X같은 인간이야"
체터는 메디나가 저렇게까지 욕을 잘하는지 그날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메디나는 조사단장을 시작으로 자신이 싫어하는 모험가들의 뒷담화를 하면서
본인의 냉동 마법으로 만든 냉장고에서 술을 계속해서 꺼내 마시기 시작하였고 어느새 그녀는 술에 취해 있었죠.
그녀는 술에 취해 그동안의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됩니다.
"야, 솔직히 니가 고백했을 때 마음 같아선 받아주고 싶었거든? 그 때 만나던 남자친구랑 대판 싸우고 나온 거라서?
그런데 내가 의리라는게 있지, 아무리 그래도 그러면 안될거 같아서 거절한 건데 그 미XX이 말이야,
맨날 나 패는건 기본이었으면서 아예 내가 없을 땐 바람까지 피더라? 엔도르 다녀오고 한 2주만에
나한테 딱 바람핀걸 걸려서 헤어졌더니만 차이고 나서도 나한테...(중략)..아무튼 그 XX 보이기만 해봐라"
"이 놈의 모험가들은 참 제정신인 인간이 없단 말이야, 허구한 날 나한테 고백할 생각에 정신이 없다니까?
나는 정작 아무 생각도 안 하는데 자기들끼리 메디나가 누구 고백 받아줄지 내기를 한다던가,
돈을 얼마나 주면 고백을 받아줄지라던가, 나는 받아줄 생각도 없는데 서로 고백한다고 지들끼리 싸우다가
사람 하나 죽은 적도 있고..
저번에 너한텐 수십명한테 고백 받았다고 했지만 사실 따져보면 수천 명은 될 거야."
체터는 그 말에 충분히 수긍할 수 있었습니다. 메디나의 외모를 생각하면... 충분히 납득이 가는 일이었으니까요.
메디나는 그렇게 한참을 떠들다 잠이 들었고 소년도 그녀의 말에 맞장구를 쳐 주다가
그녀가 잠들자 그날따라 피곤했는지 그냥 방으로 들어가 잠들었죠.
다음 날 아침이 밝았고 두 사람은 집을 나섰습니다.
딱히 할 일도 없던 메디나가 그를 도와주기 위해 사냥터로 향했고
소년은 승급에 필요한 경험치를 금방 모을 수 있었죠.
슬슬 승급을 준비하려는 체터에게 메디나는
"그런데 너는 아무리 봐도 전사가 어울리는데.. 돈 때문에 그런거라면 내가 도와줄 테니까
지금이라도 그냥 전사로 전직하는게 어떠니?" 라고 계속 설득했고
결국 그는 뒤늦게나마 전사가 되기로 하였죠.
물론 전사가 된 이후에도 메디나는 계속해서 그를 도왔고,
그는 금세 승급을 넘어 계속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남아 있던 빚도 메디나가 전부 청산해 준 덕에 그는 식당 일도 그만두고 성장에 집중할 수 있었죠.
그렇게 며칠이 흐르고
이제 더 이상 체터의 성장에 혼자서 도움을 줄 수 없던 메디나는
그에게 충분히 성장했으니 자신을 떠나서 모험을 이어가라고 말했죠.
떠나기 싫어하는 그에게 이제 자신이 남들의 눈을 피해서 도와주기는 무리라며
체터에게 열심히 하면 1년 정도 이후엔 자기를 뛰어넘을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자신의 지인들도 소개해 줄 테니 찾아가보라고 등을 떠밀었죠.
왜 그녀가 남들의 눈을 피해 자신을 도와줘야만 하는지 궁금했던 소년은
그 이유를 물었으나 그녀는 침묵으로 일관했고 결국 소년은 그녀의 곁을 떠나야만 했습니다.
또 1년이 지나고 이제 소년도 나름 마이소시아에서 알아주는 전사가 되었답니다.
메디나에게 꿀리지 않을 만큼 성장한 것이었죠.
이제 충분히 성장했다고 판단한 소년은 메디나를 다시 찾아가려고 했으나
그녀는 이미 그 집을 떠났고 집에는 다른 사람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 집에 살던 사람에게 그녀의 행방을 물어보았으나 새 집주인은 그녀의 행방을 전혀 알지 못했고
결국 그는 빈손으로 돌아가야만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