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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들께 보내는 편지 세오
메데니아의 소년 - (4)
286 2025.07.08. 03:19

나의 사랑하는 체터에게

뮤레칸과의 결전을 앞두고서 유독 너의 생각이 많이 나더라
네가 성장을 끝내고서 돌아오면 나는 너에게 진심을 고백할 생각이었는데
하필 그 시점에 거처가 날 죽이려고 했던 놈한테 발각되는 바람에
눈물을 머금고 이사를 했었지
그 이후에도 너를 계속 찾아다니고 있었고
너를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끝내 만나지 못하고 나는 죽음의 길로 떠나게 되는구나

메데니아에서 너를 처음 만났을 때
기나긴 애인들의 폭력에 시달리던 나는
너의 순수함과 성격에 반해버렸고
집에 돌아와서도 너를 계속 잊지 못했어
마이소시아에서 너를 다시 만났을 때
얼마나 기뻤던지 너는 모르겠지
너의 나를 향한 마음도 확실하고
나도 마음 같아선 그때에 고백하고 싶었지만
너에게 나라는 존재로 인해 위협이 될까 봐 그러지 못했었지

이 편지가 너한테까지 전달될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네가 이 편지를 읽고 있다면
우리를 갈라놓은 범죄자 집단과 썩어빠진 쓰레기들을
모조리 부수어 줘

무리한 부탁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너라면 할 수 있을 거라고
그렇게 믿으니까.
너라면 할 수 있을 테니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너에게 기대어 보고 싶어
하지만 네가 싫다면 안 해도 괜찮아..
나 때문에 네 행복이 망가지는 게 무엇보다 싫으니깐

다시 한번만 너에게 물을게
내가 너에게 남기는 마지막 소원이자 부탁을 남겨도 괜찮을까?

-메디나-


그는 이 편지를 읽고서 밤새 울었고
다음날 다시 체르카를 찾아가 그녀의 편지를 보여 주었다
체르카도 그 편지를 보고 그와 함께 한참을 울다가

그녀의 마지막 소원인
마이소시아를 착취하는 썩어빠진 쓰레기 집단을
완전히 부수고 새로운 세상을 열겠노라고
그렇게 다짐하였다.

그렇게 10년이 흘렀고
체터는 마침내 마이소시아 반군의 지도자가 되어
밀레스를 시작으로, 아벨, 뤼케시온, 루어스성을 거쳐
마지막 남은 수오미성을 함락시키는 데에 성공하였다.

기존의 성주들을 포함하여 마이소시아 시민들을 악랄하게 괴롭히던
성주들을 포함한 일당들은 모조리 루어스 광장에서 처형당하였고

그가 이끄는 새로운 동맹이 마이소시아를 이끌어 가게 되었다.

그러나 그는 지도자 자리를 체르카에게 넘겨주고
자신의 고향인 메데니아로 돌아가기로 하였다.

인생에서 딱 세 번 만났던 메디나를 10년이 흘러서도 잊지 못했는지
결혼조차 하지 않고 혼자 쓸쓸히 메데니아로 돌아가려는 그를 체르카가 불러 세우며

"당신은 정말 대단하신 분이세요. 뮤레칸이 다시 깨어나지 못하도록 마이소시아를 해방하다니..."
그녀의 칭찬에 그는 무슨 소리인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사실 전 성주 놈들은 몬스터 토벌을 명목으로 수백 년 동안이나 용사들을 뮤레칸에게 바치고
뮤레칸을 이용하여 지배 권력을 강화하는 쓰레기 집단이었죠"

그러고는 그녀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하게 된다.
"사실 아스타로트의 뮤레칸의 거처를 처음 발견한 사람이 메디나에요.
걔는 뮤레칸의 거처를 발견했다는 소문을 퍼트려 국왕의 귀에 들어가게끔 해서
국왕이 용사 소집령을 내리도록 이용해 당시에 집권하고 있던 기득권들의 전력들을 모조리 붕괴시켜 버렸고
당신이 이 싸움에서 승리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답니다.
걔는 참 머리가 좋거든요. 남자 다루는걸 못한 게 문제였지만."

체터는 그게 무슨 소리인지 이해할 수 없었으나 딱 한 가지, 메디나가 정말 머리가 좋은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무튼 그들이 이제 사라졌으니 용사들이 뮤레칸에게 바쳐질 일도 없을 거고, 적어도 우리가 죽을 때까지는
뮤레칸이 다시 깨어나지는 못할 거에요."

"아, 메데니아의 고향 마을로 돌아가신다고 하셨죠? 그곳으로 가시면 아주 깜짝 놀랄 만한 선물이 기다리고 있을 거에요.
앞으로도 건강하게 살아가시길 바랄게요. 마이소시아는 제가 잘 다스릴 테니 걱정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