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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들께 보내는 편지 세오
메데니아의 낡은 회고록 - (1)
263 2025.07.16. 04:00

* 이 글을 보기 전에 먼저 '메데니아의 소년'을 읽고 오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때는 세오 550년 경, 뮤레칸이 봉인된 지 한참 지났을 때였다.
메데니아의 엔다리온을 여행하던 한 여자, 포니치카는 엔다리온 구석의 한 마을에 도착하였다.
그곳을 여행하던 그녀는 마을의 도서관 한 귀퉁이에 숨겨진 정체불명의 낡은 책을 보게 되었고
그녀는 호기심이 생겨 그 책을 꺼내 보았다.
책이 쓰여진 이후로 시간이 많이 흐른 모양인지 책의 많은 부분이 얼룩지고 찢어져 있었으나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 책을 천천히 읽기 시작했다.

그 책에 적혀 있던 내용은 이러했다.

세오력 273년 8월 16일.
드디어 내가 메데니아에 정착하게 된 날이었다.
다들 처음 보는 나에게 무엇을 하러 왔느냐고 물었고 나는 결혼할 사람을 기다리러 이곳에 왔다며
마이소시아에서의 일들을 설명해 주었다.
그러자 마을 사람들이 나를 반갑게 맞이해 주었고 내가 이 마을에서 살아가는 데에 많은 도움을 주셨....

포니치카는 글을 더 읽으려 했지만 훼손된 부분이라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하는 수 없이 그녀는 다음 부분을 읽기 시작했다.

5년 11월 23일. (아마도 275년 11월 23일로 추정된다.)
어느덧 이제 나도 이 마을의 주민으로 살아가는 데 부족함이 없다고 해도 좋을 만큼 완벽하게 이곳에 적응했다.
나는 마이소시아에 있는 그를 기다리며 그의 가족들과 함께 살아가기 시작했고 이 집의 가족들도 나를 한 식구로 인정해주는 듯 보였다.
특히 그의 형은 다리가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나를 잘 챙겨줘서 고마웠다.
그런데 얼마 전에 여자친구를 따라 타바리마을로 떠나가게 되어서 많이 아쉬웠다.
어머니도 건강이 많이 편찮으신데 이젠 나 혼자 모셔야 한다니 앞으론 좀 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다.

포니치카는 이 책이 그저 어떤 평범한 여자의 일기나 회고록이겠거니 하며 계속 글을 읽었으나,
다음 장을 보자마자 그녀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세오력 286년 2월 3일.
어머니께서 돌아가셨다.
평생 고아나 다름없이 살아가던 나를 마치 본인이 진짜 어머니라도 되는 것처럼 따뜻하고 자상하게 나를 대해 주던 좋은 분이었기에
나에게는 큰 슬픔으로 다가왔고 밤새 울다가 쓰러지기를 반복했다.
그러나 슬픈 일이 있으면 기쁜 일도 생기는 법일까?
그렇게 어머니를 보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아주 기쁜 소식을 듣게 되었다.

세오력 286년 2월 7일.

마이소시아의 루어스성이 반군에게 함락되었다는 소식이었다.
나는 그가 나의 부탁대로 반군을 이끌며 마이소시아의 시민들을 착취하는 쓰레기같은 영주들을 단죄하리라고 굳게 믿어왔고
그것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이제 수오미성만 반군에게 떨어진다면 나는 다시 그를 볼 수 있지 않을까......

이 내용을 읽은 포니치카는 이 책이 평범한 일기장이 아닌
마이소시아의 해방을 이끈 대마법사 "메디나"의 회고록이라는 것을 알아챘다.

그렇다는 건, 이 책은 어마무시한 가치가 있다는 것.
포니치카는 이 책을 들고 도서관 밖으로 나와 마을 사람들에게 자신이 발견한 책에 대해서 물어보았으나
마을의 그 누구도 이 책에 대해 아는 사람은 없었으며 심지어 이 책이 도서관에 존재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책의 전말을 알아내는 데 실패한 포니치카는 망연자실했지만
혹시 책의 남은 부분에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중요한 내용이 있을까 기대하며
낡은 회고록을 계속해서 읽어나가기 시작하였다.


-2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