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까지 회고록을 읽은 포니치카는 본인이 알고 있던 역사와 매우 다른 메디나의 회고록에
'혹시 이 회고록이 잘못된 건가?'라며 마치 더러운 돼지나 하마를 깨끗하게 씻기듯이
몇 번씩이나 눈을 계속 씻고 회고록을 보았으나 회고록의 내용은 단 한 글자도 바뀌어 보이지 않았다.
그동안 포니치카가 알고 있던 역사라고 하면,
메디나와 체터는 마이소시아의 영웅으로 추앙받으며 메데니아에서 결혼하여 행복하게 살다 죽었다는 내용이었고,
어둠의 전설의 부활이니 테네즈의 메데니아 공격이니 같은 소리는 그 어느 역사서에도 없었다.
유리병에 담긴 편지가 무슨 내용인지는 한 마디도 적혀 있지 않았고,
이후 부분도 찢어지거나 더러워져 더 이상 읽는 것이 불가능했다.
루어스에 이 내용을 보고하러 포니치카는 몰래 이 회고록을 가방에 넣어 마이소시아로 돌아왔고
포니치카는 이 회고록에 대한 내용을 루어스에 보고했지만 아무도 그녀의 주장을 믿지 않는 눈치였으며
오히려 루어스는 그녀가 가지고 있던 회고록을 빼앗아 그녀 몰래 불태워버렸다.
나중에 포니치카는 그 소식을 듣고서 루어스에 항의했지만
루어스는 그 항의를 무시하며 오히려 포니치카를 정신병자로 몰아 루어스 지하감옥에 가두어 버렸다.
다행히 얼마 안가 그녀에게 어느 날 석방 명령이 떨어져 그녀는 곧 풀려났지만
그녀는 도대체 왜 루어스가 회고록을 빼앗아 불태우고 이를 발견한 자신을 지하감옥에 가둔 건지 알 수 없었다.
마치, 역사를 숨기려는 자들이 아니고서야 그런 짓을 할 리는 없으니까.
포니치카는 혹시 루어스가 메디나에 관한 역사를 필사적으로 숨기려는 다른 이유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그렇다면 이미 모든 역사서가 그들에 의해 수정되었다는 이야기인지라
더 이상 조사 자체가 불가능했고, 포니치카는 결국 메디나에 대한 조사를 포기하고 본업인 사서 일로 돌아갔다.
그렇게 2년 후,
포니치카의 집 앞에 한 여자가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