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문 앞에서 "포니치카씨 집 맞죠?" 라고 물었고,
이에 포니치카가 본인이 맞다고 대답하며 문을 열었다.
그러자 정체불명의 여자가 갑자기 포니치카의 발을 걸어 넘어뜨리고는 손발을 쓸 수 없게끔 묶은 뒤
갑자기 그녀의 목을 조르고 죽이려 하기 시작했다.
손발이 묶여 저항조차 하지 못하는 처지였던 포니치카, 그녀가 이제 이렇게 허무하게 죽음을 맞이하는구나
라고 생각하며 숨이 끊어지려 하기 직전에 정체불명의 여자가 쓰러졌고 포니치카는 다행히 살아남을 수 있었다.
죽음의 위기에서 쓰러진 포니치카가 깨어나자 그녀의 눈 앞엔 낯선 여자가 서 있었다.
그녀에게 "어떻게 된 거에요?" 라고 묻자 그녀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하게 된다.
"내 이름은 메디나. 당신이 내 회고록을 훔쳐간 범인이군요? 그러니 죽을 뻔 했겠지. 마이소시아에서 나의 여생에 관한 내용은 금기사항이니까."
순간 포니치카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화들짝 놀라는 눈빛을 지었다.
사실 당연하게도 세오 550년의 시점에서, 이미 메디나는 200년도 전에 늙어 죽었어야 정상이니까.
그녀가 도대체 어떻게 지금까지 살아 있을수 있었는지 궁금해진 포니치카는
메디나에게 "어떻게 당신이 지금까지 살아 있을 수 있죠? 당신이 신도 천사도 악마도 아니고.."
그녀의 말이 끝나자 메디나는
"그건 답해 줄 수가 없네요, 미안하네. 하지만 알려줄 수 있는 건 나는 이제 인간이 아니라는 것과,
지금껏 당신이 알고 있었던 역사들은 298년 이후로 나의 대한 기록들은 전부 조작된 역사들이라는 거
그리고 그걸 주도한 게 다름아닌 저였단 거죠."
포니치카는 그녀가 왜 자신의 행적을 지우기 위해 역사를 조작한 것인지 알 수 없었으나
단 하나 확실하게, 그녀가 본인에 대한 진실이 알려지는 걸 원치 않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렇다면 자신을 살려둘 이유가 없어지는 것인데 뭐하러 본인을 살려준 것인지 궁금해진 포니치카는
메디나에게 왜 본인을 살려주었는지에 대해서 물어보았지만 메디나는 이에 대해 한마디도 꺼내지 않았다.
"질문은 다 했어요? 전 이제 떠나도록 할게요. 저에 대한 이야기는 어디에서도 하지 마시길.
만약 제 이야기가 떠돌아다닌다면 그때는 봐주지 않을 겁니다."
그렇게 메디나가 떠나고 포니치카는 다시 아무 일도 없었단 듯이
메디나에 대한 이야기들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으며 살아갔다.
그렇게 포니치카도 나이를 먹으며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도 하고, 자식과 손주들도 보며
남들과 다르지 않은 평범한 일생을 살아갔다.
그러나 인간이라면 죽음의 운명은 피할 수 없는 법,
그녀도 이제 어느덧 저승길의 문턱 앞에 놓이게 되었다.
세오력 299년 2월 8일, 자신의 죽음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직감한 그녀는 죽기 직전 자신의 가족들에게
그동안 절대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던 메디나의 대한 이야기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들려주었고,
그렇게 이틀 후 그녀는 70세의 나이로 마이소시아를 떠나 천국의 영혼이 되어 가족들과의 영원한 이별을 하고 말았다.
한편 그녀가 죽은 지 얼마 안 되어 다시 가족들이 살고 있는 그녀의 집 앞으로 또다시 이름 모를 여자가 찾아왔다.
"여기가 포니치카씨께서 사시는 집 맞죠?" 라고 그녀가 물어보았고
가족들은 그녀가 얼마 전 이미 죽었다고 말하며 그녀에게 돌아가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녀는 "음.. 혹시 그분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메디나에 대한 이상한 이야기 같은 거 안하셨나요?"
라고 되물었고 다들 그런 거 모르겠다며 여자를 돌려보내려던 찰나에
포니치카의 손자인 대여섯살 정도로 보이는 남자아이가 "할머니가 엄청 이상한 이야기 하고 나서돌아가셨어요." 라고 말하자
그녀는 그 아이에게 할머니께서 무슨 이야기를 하셨냐며 되물었다.
그러자 가족들은 "저희 아이가 아직 어려서 할머니가 자주 해주시던 다른 이야기들이랑 착각해서 그래요.
이상한 이야기 같은거 없으니 돌아가셔요." 라고 말하며 그녀를 집에서 쫒아내려 하였다.
이들이 무언가 숨기고 있다는 걸 간파한 그녀는 자신의 신분을 밝히며
"내 이름은 메디나. 대마법사죠. 그 얘기 꺼낸다고 해서 당신들 죽일 생각 없으니 어서 얘기해봐요. 오히려 안 하면 죽여버릴 테니까."
메디나가 그렇게 말하자 그제서야 그들이 포니치카가 죽기 직전에 메디나에 대해 말했던 것들을
전부 그녀에게 이야기해 주고는 갑자기 메디나 앞에서 무릎을 꿇고 울면서 바짝 엎드려 자기 자식들이라도 제발 살려달라, 죄 없는 목숨들 데려가지 마시고 우리들을 데려가시라며 열심히 빌기 시작하였다.
6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