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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들께 보내는 편지 세오
메데니아의 낡은 회고록 -(6)
171 2025.08.06. 10:12

메디나는 그들에게 "당신들 안 죽이니까 제발 창피하게 그렇게 저한테 빌지 말아주세요.
포니치카 그 사람이 죽기 전에 왔어야 되는데.. 내 말대로 진짜로 이야기 안 하고 죽었으면 큰일 날 뻔했네.
아무튼 집 안으로 들어가서 이야기해요. 아이들이 들을 만한 내용은 아니니까 애들은 따로 놀게 냅두고."

라며 가족들을 안심시키고는 아이들을 밖에서 뛰어놀게 한 뒤
집 안으로 들어가 포니치카의 남편과 자식들을 모아놓고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실은... 제가 뮤레칸을 봉인한 사실은 아시죠? 350년 전에,
근데 내년에 뮤레칸의 봉인이 끝나거든요. 그래서 저에 대해서 잘 아시는 포니치카씨를 찾아서 만나보러 왔는데
벌써 돌아가신 줄은 몰랐네요.

아무튼 내년에 뮤레칸이 깨어나면 저로써는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네요. 제가 할 수 있는 말은 그저 조심하라는 말밖에는..."

그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들은 그럼 우리는 어떡하면 좋냐, 애초에 당신은 이때까지 뭐했냐, 아니 애초에 이 시대까지 어떻게 살아남은 거냐며 온갖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메디나는 그들을 진정시킨 뒤에 천천히 이야기를 시작했다.
"저는 남편을 잃은 후에 용사들을 모아 메데니아에 숨어 있던 테네즈를 비롯한 어둠의 전설 잔당들과 전쟁을 벌였지만 패하고야 말았습니다. 그렇게 패배하고 적장인 테네즈에게 끌려가 죽겠거니 했는데...
저에게 돌아온 건 죽음보다 못한 삶이었죠. 그 자식 앞으로 끌려가니 갑자기 제가 마음에 든다며
저를 살려주고 영생을 보장해주겠다며 자기 부하가 되어 달라더군요.
전 그딴거 필요 없으니 그냥 죽이라고 했지만 그 자식은 자기가 가지고 있던 악의 힘을 사용해 저를 강제로
불로불사의 몸으로 만들고 더 강한 마법사로 만들었죠.

하지만 그 대가로 제 육체는 그 자식에게 완전히 종속당했고 저는 그에게 어떤 반항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손가락 하나조차 제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했고 생각을 하는 족족 그놈에게 모조리 읽히고
제가 무엇을 보는지조차 전부 그 자식이 실시간으로 알 수 있었으니...
그렇게 저는 그놈 대신 온갖 더러운 일을 하는 노예로 전락하고 말았죠.
그렇게 그 자식이 하던 온갖 악한 일들을 제가 대신 하는걸 보면서 저는 점점 미쳐가기 시작했고
매일매일을 제발 죽여달라고 애원까지 하는 지경에 이르고야 말았답니다.
물론 그 쓰레기 자식은 저를 죽일 생각 따윈 없이 그저 저를 자신의 욕구들을 처리하는 도구로 부려먹을 생각 뿐이었죠.

그렇게 무려 200년이나 테네즈의 장난감으로 지내다
어느 날 갑자기 몸이 제 뜻대로 마음껏 움직여지길래 저는 해방감이 몰려오면서도
한편으론 이것조차 그놈의 계략 아닌가? 싶더라고요.
어떻게 된 일인지 확인해 본 결과 루어스와 나겔링이 연합하여 어둠의 전설을 총공격하는 작전을 펼쳤고
과거의 제 실패를 바탕으로 철저히 준비하여 쳐들어왔던 것이었고
그렇게 어둠의 전설이 패배하여 테네즈가 죽은 덕에 저에 대한 종속이 풀린 것이었죠.

연합에게 구출된 저는 200년 동안 있었던 모든 일들에 대한 자초지종을 설명해 주었고
이어서 테네즈가 죽었는데도 제가 죽지 않고 20대 시절의 모습으로 남아있을수 있었는지,
(메디나는 어둠의 전설 원정을 떠날 당시 50대 초반이었으나 테네즈가 그녀에게 종속마법을 걸때에
20대 초반의 모습으로 바꿔버렸다.)
그의 영향을 받은 마법들이 그대로 저에게 남아있다거나 마력이 인간의 수준으로는 불가능한 수준으로 남아있는 등
여전히 종속의 흔적이 저에게 남아있는 건 왜인지에 대해서 물어보았어요.

그러더니 연합에서는 저에게 걸린 마법이 상대의 육체를 자신에게 종속시키는 마법도 걸려 있었지만, 아예 상대방의 육체를
자신의 일부분으로 만드는 마법까지 걸려 있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 마법을 쓴 테네즈가 죽었어도 제 몸 자체가 그 일부분이기 때문에 여전히 마법의 효과가 남아 있다고 했고
제가 이렇게 몸을 움직일 수 있는 건 다른 신들이 저를 통해 조사를 하기 위해서 제 의지대로 테네즈의 몸을 움직일 수 있게끔 마법을 걸어 주었기 때문이죠.
즉 저는 불로불사의 몸이 되었기에 아직까지 살아있을 수 있는 거랍니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이 마법의 힘은 뮤레칸의 것, 뮤레칸이 손 하나만 까딱하면 제 육체는 바로 사라져버리죠.
그래서 지금의 저로써는 뮤레칸을 막는다는 것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답니다.
봉인이야 애초에 제 비중보다는 다른 용사들과 신들의 비중이 훨씬 크기 때문에 유지될 수 있었던 거지만요.
지금 저는 뮤레칸의 봉인 해제 이후에 대해서 이래라저래라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니 도움이 되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뿐이랍니다."

메디나의 이야기를 다 들은 포니치카의 가족들은 그렇다면 우리를 놀리러 왔냐며 그녀를 조롱하기 시작했고
꼴보기 싫으니 빨리 꺼지라며 그녀를 자신들의 집에서 쫒아내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쫒겨나 이제 다른 곳으로 떠나려는 메디나 앞에
아까 그녀에게 말을 걸어주었던 남자아이가 다시 다가왔습니다.

-7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