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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들께 보내는 편지 세오
안식처
753 2026.04.04. 06:22

안식처

사람은
각자의 가슴속에
작은 의자를 하나씩 놓고 산다.

세상에 오래 서 있다가
다리가 떨리고
마음이 주저앉을 때
잠시 앉아 숨을 고르는 자리

어떤 날은
그 의자가 내 안에 있고

어떤 날은
누군가의 조용한 말 한마디 속에 있다.

사람은 또한
누군가의 의자가 되어 살아간다
말없이 등을 내어주고
무너지지 않도록
가만히 곁을 지키는 일.

오늘 하루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었다면
너의 하루는
조금 무거웠던 것이고,

오늘 하루
누군가가 너에게 기대었다면
너는 모르는 사이
한 사람의 어둠속에
작은 불빛을 놓아준 것이다.

그러니 괜찮다
기대는 날도
기대어 주는날도
모두가 살아가는 방식이니까.

우리는 서로의 삶 속에서
잠시 머물다 가는
작은 안식처가 되어
이 긴 세상을 건너간다.


-블루백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