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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세오
공항터미널에서..
65 2002.02.23. 00:00

엄마가 외국에 나가셔서 다리가 불편한 엄마를 모시고 아침일찍 인천공항 가기전에 출국수속을 하기 위해 삼성동에 잇는 공항터미널로 갔다. 그동안 병원에 다니면서 목발을 짚고 있는 엄마를 위해 문을 열어준다거나 택시를 잡거나 할때 정말 티비광고에서 나오는것처럼 양보를 해주는 사람들을 많이 봤었다. 내심 흐뭇했다. 우리나라 사람들 인심에..^^ 병원에 주차관리 하는 아저씨는 엄마를 보면 다리는 좀 어떠냐고 안부인사까지 해주시고 의사선생님부터 간호사님 까지 모두 친절한 미소에 마음은 무척 즐거웠었다. 모르는 사람들의 친절함과 양보와 미소가 이렇게 사람 마음을 기쁘게 해주는지 처음 알았다. 그러다가 오늘 공항 터미널에서 나는 못할짓을 한거 같다. 출국수속을 하려고 두개의 창구중 하나에서 줄을 서고 있는데 바로 옆에줄에는 두사람이 서 있었고 나도 두번째줄에 섰다. 양쪽에는 칸막이가 되어 있어서 넘어오기도 힘든줄이었다. 그런데 내 차례가 오자 나는 잠시 옆을 쳐다보며 엄마에게 뭐라 잠깐 말을 거는데 바로 그 몇초도 안되는 사이에 옆줄에 서 있던 아주머니가 내 앞으로 새치기를 하고 자신이 먼져 여권과 티켓을 창구직원에게 내미는것이다. 나는 너무 어이가 없지만 참았다. 한 사람쯤이야..시간도 넉넉하니 그냥 내가 기다리자 싶었다. 그런데 이게 왠일..그 아주머니 자신의 수속이 끝나자 뒷줄에 서 있던 자기 딸까지 불러들여 그 딸까지 얼른 내 앞으로 새키기를 하는것이 아닌가. 나는 어이가 없어 금새 얼굴이 붉어지며 큰소리를 질렀다. "이게 뭐하는 짓이에요? 아니 이런데서도 새치기 하세요? 아주머니 창피한줄을 아셔야죠!" 나는 기새가 등등해서 일부러 사람들 보라며 손가락질까지 하며 큰소리를 내며 아주머니와 딸을 나무랐다. 그런데 그 아주머니 뜻밖에도 내게 고개를 숙이며 미안하다고 사과하는것이 아닌가.. 나는 순간 멈칫했고 그 아주머니는 시간이 없어서 어쩔수 없었다며 내 얼굴표정이 풀릴때까지 연거푸 고개를 숙이며 "아가씨 정말 미안해요" 라고 말하는것이다.. 아..난 내가 더 창피했다. 그렇다 나는 최근에 사람들의 많은 양보와 이해로 길에서도 다리가 불편한 엄마를 남보다 먼저 택시에 태울수 있었고 먼저 들어가지 않고 문을 열어주는 사람들 덕분에 병원도 편하게 다닐수 있었던것인데.. 순간 양보라는 것을 내가 받기만 하고 남에게 배푸는것을 깜박했던거 같다. 그 사람들 때문에 며칠 기분이 좋았는데.....내가 오히려 남에게 더 크게 화를내고 있었다닝.. 되먹지 못한 젊은 아가씨에게 고개를 숙이며 사과하는 그 아주머니 덕에 나는 얼굴이 더 빨개지고 말았다.... 좀더 여유를 가지고 느슨하게 살아야겠다. 난 뭐가 그리 바빴던거였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