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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세오
추억
179 2002.03.25. 00:00

나이 서른이 넘으면 추억을 먹고산다고 누군가 그랬다. 가끔 추억과 현실이 교차할때 너무나 변질되버린 이질감을 느껴 주체할수 없을 정도로 서글퍼지기도 한다. 얼마전에 뉴스에서 그러더라. 비가오는 날보다 햇빛이 환한날에 사람들은 자살충동을 더 느낀다고. 혼자 외딴섬에 사는 사람보다는...많은 사람들로 북적대는 도시 한 복판에 사는 사람이 더 자살충동을 느낄거 같다는 쓰잘데기 없는 생각이 고개를 쳐드는 음산한 밤이다. 오래전....추억 한도막. 갓스무살이 되었을때 아르바이트를 구하러 방배동 카페골목이란 곳을 갔었다. 아르바이트 구인광고가 붙어 있는 한 커피숍엘 들어갔다. 나의 가장 이쁜친구와 함께 갔다. 두서너살 오빠로 보이는 남자들이 있더라. 아르바이트 구하러 왔다는 나의 말에 모두 오케이 한다. 그런데 아르바이트 하려는 사람이 나라는걸 알자 그 남자들다 약간 놀라는 눈빛. 나중에 알고보니 이쁜 내 친구가 하는줄 알고 좋아했다가 그 옆에 못생긴 내가 아르바이트 구한다고 해서 몹시 실망했었다는.... 그 이야기를 들은 순간은 내가 못생겼다는게 너무나 저주 스러웠고 날 이쁘지 않게 낳아준 부모님이 원망스러웠다. 그러나 나중에 난 그 오빠들과 친해졌고 그중 한 오빠는 기타를 참 잘치고 노래도 잘 불렀다. 너무 멋져서 스치기만 해도 내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든 그 오빠는 결국 가수로 데뷔를 했다...."변하지 않는것" 이라는 노래로... 음악을 좋아하는 나와 그오빠는 이야기가 참 잘 통했고 우린 친해질수 있었다. 살다 보니까....꼭 외모가 이쁘지 않아도 사람들과 친해지는데 별 문제가 없었다. 늘 미운오리새기 였던 나에게...심한 외모콤플렉스에 걸려있던 나에게 용기를 주었던 그 오빠는 어느날 내게 그렇게 말했었다. 자기는 환한 햇살이 싫다고...꼭 자신에게 죽으라 말하는거 같다고 했었다. 서른이 넘은 지금.... 그때 모두가 좋아했던 천사처럼 이뻤던 나의 친구는...약간 늘어진 볼살에.. 나이들어 보이는 쳐진눈꼬리와 늙어가는 피부에 고민하고 있다. 갈수록 두터워지는 화장두께....살다보니 그친구가 이럴때도 있구나.. 가끔 추억과 현실이 교차되는 요즈음에는...새삼 나의 나이에 걸맞지 않은 고운피부에 감사하고.... 해를 가리고 회색빛안개를 뿌리는 황사에 감사한다. 너무 환한날이 계속되면 나도 그 누군가처럼 자살충동을 느낄지도 모르니까..